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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준생도 잘 모르는 청년희망펀드
- “나에게 도움 될까?” VS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다면”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청년 10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사상 최악의 ‘청년 고용절벽’. 정부는 갖가지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 내년도 청년실업 예산으로 2조 원 배정에 이어, 최근에는 ‘청년희망펀드’가 등장했다. 당사자인 청년들은 이에 대해 기대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비추는 모습이다.

청년희망펀드는 지난달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펀드의 1호 기부자도 박 대통령. 지난달 21일부터 모금이 시작돼 황교안 총리와 장관, 여당 지도부도 뒤따라 기부에 가담했다. 손연재, 류현진, 박세리 등 스포츠 스타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헤럴드DB

황 총리는 이달 내에 모금된 돈으로 청년희망재단을 설립하고 펀드 운영을 맡기겠다고 7일 발표했다. 이날까지 총 5만4000여 명의 참여로 4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조성됐다.

기부 방법은 전국 5개 은행의 지점이나 출장소에서 가입신청서를 작성해 공익신탁 계좌를 만들고 기부금을 내면 된다. 인터넷 뱅킹으로도 가능하다. 일시에 제한 없는 금액을 내거나, 매달 일정액을 기부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은 기대감이 엿보인다.

대학졸업반 황모(25)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 최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바뀐다고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청년 일자리 문제를 위해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개를 갸우뚱하는 취준생도 많다.

대학원생 김모(25ㆍ여) 씨는 “청년이 창업하면 대출해 준다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김씨는 “소셜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처럼 사업에 쓰일 돈을 모금해서 몇몇 청년 창업자에게 빌려준다는 내용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청년취업펀드 취지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이 모금한 돈이 직접적으로 내 일자리로 이어질지 체감되지 않는다는 것.

취업준비생 이모(28) 씨는 “사실 나 혼자 힘으로 취업하지 못하고 정부나 재단의 도움을 받아 취업한다는 게 취준생들 사이에서 ‘루저’가 되는 느낌”이라며 “또 이곳에서 연결해 주는 일자리는 마지못해 가는 임시적인 일자리라는 생각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고 해도 토익 점수를 더 올리고 말지, 정부나 재단에 쉽게 찾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현실을 바꾸기 위해 사회 각계에서 기금을 조성하고 뭔가 일을 하자고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정부가 일자리 수요를 맞추어 일자리를 만들어 놓고 청년희망펀드로 직업알선이든 직업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변죽만 울리는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jinlee@herad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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