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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한국史 국정화 결정임박②]당정청 ‘국정화’ 강공 왜?... "학부모 학생 찬성"
“학부모 선호” 자신감
“좌편향 역사 교과서 바로잡기 위해 국정화 필요”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각급 학교의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현행 검정에서 국정으로 바꾸는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아직 국정화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다음주 월요일인 오는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확정ㆍ발표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교육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수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국정화를 선호한다”며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 때인 2003년부터 검정교과서 제도가 도입되면서 대부분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된데다, 2013년 보수 진영 학자들의 입장을 담은 ‘교학사 검정 교과서’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 진영의 방해로 일선 학교 채택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보는 여권의 고민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 ”학생ㆍ학부모 국정화 선호“=정부는 그동안 현행 검정 체제 강화와 국정화 전환을 모두 검토해왔지만, 국정교과서로 전환해 단일 교과서를 발간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부 관계자는 8일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국정화로 가는 분위기는 맞다”며 “이르면 다음주 월요일쯤 교육부 장관인 황우여 사회부총리 명의의 ‘교과용 도서 국ㆍ검ㆍ인정 구분고시’가 발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국정화를 강행하는 데에는 ‘여론이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자체 여론조사를 해보니 입시를 염두에 둔 학부모들이 단일 교과서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2, 3일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여론조사 업체 타임리서치에 의뢰,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국정화 찬성’은 47.2%, ‘반대’는 42.9%였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역사 교수,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반대가 압도적이지만 ‘밑바닥 민심’은 되레 찬성이 많다는 결론을 정부와 여당이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좌편향 교과서 바로잡기 위해 국정화 필요”=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을 단일 교과서로 바로잡겠다’는 여권의 의지가 내포돼 있다. 2003년 검정 교과서 제도 시행에 따라 발간된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수정주의에 따라 6ㆍ25가 서술됐다’ 등 보수 진영의 항의에도 아무런 내용 수정 없이 100만부 이상 배포됐다.

보수 진영 역사학자들은 2013년 하반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내놓았다. 그러나 그 내용이 공개되기도 전에 ‘극우 교과서’라는 딱지가 붙었고 출판사에 협박 전화가 빗발쳤다.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자 전교조 등은 일선 학교에 온갖 방법으로 압력을 넣어 채택을 막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정부, 여당과 사회 일각에서 더 이상 역사 교육을 국가가 직접 관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3년 11월 정홍원 국무총리가 “통일된 국사 교과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2014년 1월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개편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교과서’를 2017학년도부터 적용하려면 연구용 교과서가 내년 2학기까지 나와야 하는데, 집필 시한이 빠듯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보수 학자들조차 ‘어용’으로 찍히는 것을 두려워 해 자칫 집필진을 꾸리기 곤란할 수 있다는 지적도 교육계와 관련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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