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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폭스바겐의 1%미만 시장 대처법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일기 직전까지 폭스바겐은 국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수입차 브랜드 중 하나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하는 단일 모델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폭스바겐 모델은 올해 1~8월간 매달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 3개 차종이 2~4위를 싹쓸이한 달도 있었다. 작년 한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모델도 폭스바겐의 티구안이었다.

폭스바겐을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애정은 각별했다. 뛰어난 성능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가격이 낮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현대ㆍ기아차도 폭스바겐의 돌풍을 막기 위해 중형 세단에 디젤 라인업을 추가할 정도였다.

이처럼 폭스바겐의 존재감은 무시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작 사태 이후 폭스바겐 측이 국내 시장을 대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그동안 소비자들이 보여줬던 애정에는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다. 


우선 매번 뒷북을 치는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공식 입장은 지난달 25일 공식홈페이지에 실렸다. 미국에서 최초 문제가 제기된 지 1주일 만이었다. 당시 입장문의 요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뿐 그 어떤 사죄의 표현은 없었다.

공식 사과문은 이번 사태 발생 20일 만에 나왔다. 이미 환경부가 폭스바겐 조작 의심 차량에 대해 발표하고, 500명이 참여한 1차 소송에 이어 2차 소송까지 제기된 다음이었다.

고객들의 집단소송으로 확대되자 그제서야 사과 입장을 표명한 모양새가 됐다. 최초 입장문에서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번 북미에서의 디젤 엔진 이슈는 폭스바겐 그룹이 반드시 지키고자 하고 있는 모든 원칙에 반하는 것입니다’라며 꼿꼿함을 보였다. 그러다 이번 사과문에서는 ‘금번 폭스바겐 디젤 엔진 배출가스 이슈로 고객 여러분의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소비자들의 관심은 보상 여부다. 폭스바겐은 미국 등 해외에서 재구매 고객에게 2000달러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환경부 조사를 지켜보는 단계로 보상 관련 그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작년 폭스바겐의 전세계 판매량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0.67%로 1%도 안된다. 지금까지의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응 방식을 보면 딱 1% 미만이라는 격에 맞게 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은 우리의 12배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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