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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영주는 한국의 매카시’…美 냉전 선동가, 매카시는 누구?
[헤럴드경제=이연주 인턴기자] 극우적 발언으로 이념 편향 논란을 낳고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한국의 매카시 고카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고 이사장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인가”라는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하며 야당과 시민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고영주 이사장

고 이사장은 2일 국감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한 차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공산주의자라 단정 지으니 매카시가 한국의 ‘고카시’로 살아온 것 아닌가”(전병헌 의원)라며 고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고 이사장의 극우 색깔론과 닮은 조지프 매카시(Joseph McCarthyㆍ1909-1957)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카시는 20세기 냉전시대에 미국에서 ‘빨갱이 논리’로 수많은 사람을 공포에 몰아 넣은 악명높은 인물이다.

그는 경력 위조, 금품 수수 등으로 위기에 몰린 자신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1950년 공화당 당원대회에서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나는 297명의 공산주의자 명단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으로 엄청난 이슈를 일으키며 단번에 정치적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매카시는 히틀러와는 달리 아무런 비전도 가지지 못하였으나, 보기 드문 선동가였다. 

조제프 맥카시 [사진=게티]

당시는 공산주의자에 대한 극도의 의심과 불신이 팽배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매카시의 발언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언론과 대중을 술렁이게 했다.

그는 이러한 대중 심리를 기반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빨갱이 프레임’으로 몰아세웠다. 타깃은 정치인이나 공무원에만 한하지 않는다. 연예계 종사자, 교육자, 노동조합 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모두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러한 매카시즘(McCarthysm) 광풍에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유명인사는 ‘찰리 채플린’이 있다. 정치ㆍ사회적 이슈를 영화로 다루어 온 그는 매카시즘 지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의심을 선동하는 매카시즘은 곧 대중들에게 극도의 피로감을 유발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의 정치적 커리어도 하락세를 보였다. 결정적으로 1954년 에드워드 머로(Edward Murrow) 기자의 ‘See it Now’에서 그는 돌이 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매카시는 미국 육군 내에 공산주의 간첩자가 득세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육군 출신의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으로 지내던 시기였던 데다가, 군대 위상이 높은 미국에서는 그의 주장이 오히려 반감을 사는 데 충분했다. 결국 그는 대중들의 신뢰를 잃으며 정치인 생활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러한 ‘매카시즘(McCarthyism)’은 고 이사장의 성을 붙어 ‘고카시즘’으로 불리며 비교되고 있다.

‘공산주의자=절대악’이라는 냉전시대의 잔재물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그와 같은 발언은 매카시처럼 큰 이슈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 이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18회)에 합격해 27년간 검찰에 재직했다. 지난 8월 방문진 이사장직에 선임됐다.

그는 이번 논란으로 야당 의원들의 사퇴 촉구가 이어지자 “제가 최초로 민중민주주의가 이적임을 밝혀내고 전교조의 참교육이 이적이라는 점을 밝혀내는 그런 일을 해왔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란다”며 “앞으로 이사장의본분에 어긋나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거부하고 나선 상태다.

y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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