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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은 100원 동전인데, 5만원권엔 왜 '신사임당'?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화폐는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인류가 만들어낸 도구이자 경제활동의 결정체다. 때문에 지급수단과 가치저장·교환기능 등의 의미를 가지며 대내외적으로 모든 경제생산활동의 구심점이다. 따라서 화폐속에는 각 나라별로 대표하는 인물과 상징물들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무언의 외교관’들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화폐속 주인공들의 채택 배경과 의미는 뭘까. 우리나라의 화폐(현금)는 5만원권부터 1원까지 총 10가지가 제작돼 통용되고 있다. 지폐는 4가지, 동전은 6가지다.

공통점을 찾자면 우리나라 지폐(5만원~1000원)에는 모두 인물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액권인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이, 1만원권엔 세종대왕이, 5000원권과 1000원권엔 성리학의 양대봉인 율곡 이이선생과 퇴계 이황선생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지폐 및 동전 권역별 도안 결정 사유’에 따르면 지폐속 인물들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역사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이 도안배경으로 꼽혔다. 지난 2009년 첫 발행된 5만원권 속 인물로 선정된 신사임당은 당시 도안 후보로 올랐던 김구,김정희,안창호,유관순,장보고,장영실,정약용,한용운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국내 화폐 주인공 대열에 새 인물로 합류했다. 당시 일부에서 반발이 극심했지만, 우리 사회의 양성 평등의식 제고 등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1만원권의 주인공은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이 화폐계에 등장한지는 반세기가 훌쩍 넘는다. 당연히 최장수 모델이다. 특히 세종대왕은 최고액권에만 얼굴을 내밀었다. 1960년 1000환권은 당시 최고액 화폐였고, 신사임당이 도안된 5만원권이 발행되기 전까지 최고액의 자리를 지켰다. 특히 세종대왕은 제2공화국이 출범하던 1960년 광복절에 단행된 화폐개혁에서 1000환 모델이던 이승만 전 대통령을 대체했다는 점에서 공인된 국민 모델로 평가된다.

5000원권에는 율곡선생이 등장한다.율곡선생의 초상을 보면 서양인처럼 콧날이 오똑하고 눈매가 날카로워 차가운 인상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서양율곡’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율곡의 초상은 조각가 김정숙씨가 제작한 동상을 바탕으로 해 영국의 조폐기관에서 원판이 도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1000원권 디자인의 소재는 퇴계 이황이다. 1975년 8월 발행한 1000원권에서 첫 선을 보인 퇴계의 초상은 세종대왕이나 율곡의 모습에 비해 몹시 여의고 말라 보인다. 퇴계는 어렸을때부터 잔병이 많았고, 성품이 깔끔했다는 고증이 반영된 결과다. 2007년에 발행된 1000원권에서도 인물 초상은 현재 퇴계 이황을 그대로 유지했고, 앞뒷면에 이황선생의 초상을 동시 반영하면서 파격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당시 재밌는 일화로 퇴계선생이 도안의 앞뒷면 동시에 등장하게 된 원인은 ‘파격적인 존경심’이 아닌 한국은행 담당자의 ‘까다로운 입맛’ 때문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동전에는 100원화에는 충무공 이순신을 제외하고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들이다. 500원화의 학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02호이자 평화와 장수한다는 의미를, 50원화의 벼이삭은 우리나라의 농업과 풍요를 형상화했다. 특히 10원화의 다보탑과 5원화의 거북선은 각각 민족문화의 우수성과 과학기술 및 국난극복의 의지가 반영됐다. 1원화는 국화(國花)라는 점을 반영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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