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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보아가 흘린 눈물의 의미가 각별한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2000년 여름 SM의 실장급 매니저와 함께 신문사에 온 14살 보아를 만나본 적이 있다. 하늘색 우비 같은 옷을 입고온 보아와 몇마디밖에 나눠보지 않았지만, 가수로 데뷔시키기에는 너무 어린 모습이었다. SM에서는 보아를 ‘비밀병기’ ‘신비 프로젝트’라고 했다. 훗날 이수만 프로듀서는 “사실 보아의 30억 프로젝트는 HOT를 통해 번 돈을 거의 다 집어넣은 엄청난 모험이었다”면서 “기업은 돈이 되는 일을 하는 유기체다. 만약 보아가 실패했다면 SM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고 술회했다.

보아가 2000년 8월 한국에서 데뷔할 때만 해도 큰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당시에는 ‘미들틴’ 시장이 형성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보아가 2001년 일본으로 가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보아는 노래하고 춤추고 일본어를 익히는 일정을 기계처럼 소화했다. 일본에서는 NHK 아나운서로부터 표준 일본어 발음을 배웠다.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히트하며 아시아의 ‘넘버1’이 됐다. 보아는 “울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3일 ‘히든싱어4’에 등장한 보아는 15년간의 가수 생활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모창능력자들은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 보아의 노래가 자신들에게 큰 위로가 됐고 꿈이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모창자중 최고 성적을 올린 ‘대학로 보아’ 서영서는 보아에게 “죽을 때까지 무대에 서 주세요”라고 했다. 보아도 “(가슴이) 벅차네요. 히든싱어 나오길 잘했어요”라고 화답했다.

음악 영재 교육을 받았던 보아는 일본 가요계에서 웬만한 상은 다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만 28세다. 가수로서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10대 중반 춤과 노래가 나이에 비해 너무 노련해 ‘댄스 머신’ 같다는 반응을 낳기도 했던 보아가 ‘히든싱어4’에서 팬들의 진심을 듣고 흘린 눈물의 의미는 그래서 각별하다. 시청자들도 감동적이었던 이 장면을 보면서 보아에게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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