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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애쉬튼 커처-에어비앤비, 나스-리프트, 보노-페이스북…IT ‘큰손 투자자’가 된 스타들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 국내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 중 ‘돈 좀 꽤나 벌었다’고 평가되는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열어 보면 대체로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성공해서 번 돈으로 건물을 짓거나, 낡은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하고 자신의 유명세를 통해 건물 가치를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양재동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OOO 빌딩’ 등이 대부분 이 경우다.

건물투자가 아니면 나머지는 거의 주식이다. 자신이 회사를 차리고 이를 상장시키켜 자신의 지분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배용준 등 현재 연예계 부자순위 상위에 오른 인물들이 대부분 여기 해당한다. 

애쉬튼 커처

하지만 미국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투자방법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다소 ‘올드’한 방식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 현실과 달리 해외 셀럽들은 더 적극적이고 시스템화 된 방법으로 투자한다. 큰 돈을 헤지펀드에 투자하거나 아예 본인이 전문투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투자에 대한 식견도 높다. 우리나라 일부 연예인들 처럼 근거 부족한 연예기획사 같은 곳에 투자하기 보다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는 핫한 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분야가 IT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는 IT서비스 산업에 의외로 유명한 스타들이 큰 돈을 투자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스타들의 투자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스타 본인도 회사의 성공으로 짭짤한 투자수익을 올리며 서로 윈윈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애쉬튼 커처

1. 애쉬튼 커처(Ashton Kutcher)

그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남주인공으로만 그를 생각할 수도 있다. 혹은 모델 출신의 꽃미남 스타 정도로만 기억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건 그의 이력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할리우드 스타 애쉬튼 커처는 요즘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핫한 셀럽이다. 광고모델이 아닌 투자자로서 IT업계에 자신의 비전을 내보이고 있는 중이다. 2011년 직접 ‘A-그레이드 인베스트먼트’(A-Grade Investments)’라는 벤처투자사를 설립할 만큼 그의 자세는 제법 진지하다.

커처가 투자한 회사 중엔 최근 숙박업계의 화두인 에어비앤비(Airbnb)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최강자 스포티파이(Spotify), 구글과 야후가 탐을 내는 위치검색 전문업체 포스퀘어(Foursquare) 등이 포함돼 있다.
 
모두 스타트업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회사들이다. 그의 투자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미 경제 매체들도 커처를 ‘배우 겸 투자자’로 소개하고 있다. 커처는 이미 2013년엔 중국 PC제조사 레노버(Lenovo)의 제품 엔지니어로 채용돼 신제품 개발에까지 참여 중이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그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잡스’에서 잡스 역을 연기했다는 점이다. IT산업에 대한 그의 투자 심미안은 그때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스

2. 나스(Nas)

미국의 전설적인 래퍼 나스(본명 나지어 존스ㆍNasir Jones)는 ‘현존하는 최고의 래퍼’를 조사할 때마다 늘 최상위를 차지한다. 데뷔앨범 ‘일매틱(illmatic)’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명반으로 꼽힐 만큼 그는 힙합 역사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거장이다.

힙합계에는 유독 사업가 수완이 좋은 인물들이 많지만, 나스는 투자가로서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과시한다. 그는 최근 ‘퀸스브릿지 벤처 파트너스(QueensBridge Venture Partnersㆍ이하 퀸스브릿지)’를 설립하고, 벤처투자자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퀸스브릿지는 과거 그가 거친 랩으로 노래했던 미국 뉴욕의 빈민 밀집지역이자 우울한 성장기를 보낸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퀸스브릿지’는 스타트업의 성공을 견인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됐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에서 우버의 대항마로 꼽히는 리프트(Lyft), 약 배달 서비스업체 필팩(Pillpack), ‘하늘 위의 우버’라 불리는 자가용 비행기 중개앱 ‘블랙젯’(Blackjet) 등이 나스의 투자를 받아 성장해왔다.

보노

3. 보노(Bono)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아일랜드 출신의 록밴드 U2는 지난 달 또 하나의 즐거운 소식을 들려줬다. 보컬이자 밴드의 프론트맨인 보노가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수’의 자리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음반판매와 월드투어가 그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최근 자산이 급등한 데엔 5년 전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U2의 히트곡명을 따 사모투자회사 ‘엘리베이션 파트너스(Elevation Partners)’를 설립한 보노는 2010년 2억1000만달러를 투자해 페이스북 지분 2.3%를 사들였다.

2012년 상장 후 페이스북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엘리베이션 파트너스의 지분가치도 상당한 수준까지 늘어났다. 현재 보노의 지분가치도 15억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까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매체들은 보노의 지분가치가 실제 15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어찌됐건 투자로 그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 보노는 엘레베이션 파트너스를 통해 무선스피커를 만드는 소노스(Sonos)와 미국 생활정보 검색업체 옐프(yelp)에도 지분을 갖고 있다.

자레드 레토

4. 자레드 레토(Jared Leto)

지난 해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트랜스젠더로 열연한 자레드 레토. 그는 이 작품으로 각종 시상식에서 무려 9개의 조연상을 쓸어담으며 배우로써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그야 말로 지금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배우중 하나다.

하지만 비범한 이 배우는 투자자로써도 상당한 수완을 발휘중이다. 그는 별도의 투자회사 없이 자신의 이름으로 지난 5월, 기업들에게 인사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 ‘제네피츠(Zenefits)’에 500만달러(약 60억원)를 투자했다. 작년까지 기업가치가 5억달러(약 5800억원)였던 제네피츠는 현재 그보다 9배 뛴 45억달러(약 5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설립한 지 불과 2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 급성장하면서 레토의 지분가치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그 밖에 소셜 뉴스사이트 레딧(Reddit)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매 작품마다 신비로우면서도 퇴폐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메소드 연기로 극찬을 받은 그는 내년 개봉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조커 역을 맡아 벌써부터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오히려 그의 다음 투자처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카멜로 앤서니와 스티브 내쉬

5. 카멜로 앤서니(Carmelo Anthony) / 스티브 내쉬(Steve Nash)

테크 산업에의 투자는 의외로 미국 프로농구 NBA의 스타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빈번하다. 운동선수가 무슨 투자냐 하겠지만, 코트위에서 높은 운동지능을 뽐내는 선수 가운데에는 투자에서도 남다른 지능을 뽐내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뉴욕 닉스 소속의 ‘더 멜로’ 카멜로 앤서니다. 앤서니는 지난 2013년 ‘멜로7 테크 파트너스(Melo7 Tech Partners)’라는 투자회사를 세우고, 이제 막 발을 내딛은 벤처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그의 영특함을 엿볼 수 있다. 대리 주차서비스 럭스(Luxe), 흑인 미용업체 워커앤코(Walker&Co), 미 최대 티켓 검색사이트 시트긱(SeatGeek), 판타지 스포츠게임 스타트업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등에 각각 수백억원씩을 투자했다. 모두 흑인이자 스포트스타인 자신의 정체성이 어느 정도 반영된 투자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포인트 가드 스티브 내쉬도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NBA스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내쉬는 이미 은퇴 전부터 벤처투자사를 설립하고, 꾸준히 IT기업들에 투자해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버치박스(Birchbox)다. 2010년 설립된 이 회사는 화장품업계에 세계 최초로 정기 배송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티브 내쉬는 버치박스에 6000만달러(약 70억원)를 투자했다.

사실 이들 외에도 많은 미국의 스포츠ㆍ연예계 스타들이 여러 산업에 투자 중이다. 록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의 멤버들은 함께 ‘머신 숍 벤쳐스’라는 이름의 투자사를 설립해 우버의 대항마인 리프트(Lyft), 모바일 기반의 맞춤형 배송서비스인 십(SHYP)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팝스타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스티플(Stipple)사에 영화배우 윌 스미스는 쥴렙(Julep), 빅비츠 (BigBeats)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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