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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만 스쳐도 ‘얼얼’…남모르는 고통 ‘통풍’
발병률 남성이 여성의 10배…
발병이후 3~10일이면 증세완화 반복, 치료시기 놓치면 신장결석·류마티스 관절염 등 관절 변형 유발


‘황제병’이라고 불리는 통풍. 현대인의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한국 사회의 잦은 회식 문화로 인해 이미 직장인들의 발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통풍(M10)’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진료인원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더 취약해 2013년의 경우 남성이 26만6378명, 여성은 2만5731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0.4배 많았다. 


통풍이란=우리 몸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핵산’이라는 물질이 꼭 필요하다. 핵산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하지만 여러 원인으로 혈액 내 요산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과다한 요산이 결정 형태로 관절 조직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켜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통풍이라 한다. 

통풍은 주로 성인 남자에서 많이 발생하며, 여자에서는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고 주로 60세 이상 고령에서 발생한다. 통풍은 과거 국내에서 드문 질환이었지만, 식습관이 고칼로리 및 육식 위주로 서구화되면서 최근 통풍 환자는 급격한증가 추세에 있다.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는 원인으로는 요산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경우와 신장으로 잘 배설되지 않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핵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 세포 대사가 증가되는 각종 질환(혈액종양ㆍ건선ㆍ용혈성 빈혈ㆍ다혈구증ㆍ페이젯병ㆍ횡문근 융해증)이 있으며, 드물게 선천적으로 요산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결핍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비만이나 과도한 운동, 과음도 요산의 농도를 올리는 중요한 원인 중 한 가지다.

요산 배설에 장애가 있는 경우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호발하게 되며 요붕증, 고혈압, 갑상선이상, 임신중독증 등에서도 요산의 배설의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이외에도 심장 질환에 사용되는 이뇨제 등의 약물 사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아프나=일반적으로 혈중 요산 농도가 7.0 ㎎/㎗ 이상이 되면 결정을 이루게 되며, 이것이 관절 등의 조직에 쌓이면 백혈구 등이 통풍 결절을 외부물질로 인식해 염증을 유발시켜 심한 통증과 종창, 열감, 발적 등의 급성 통풍 증상이 나타난다.

통풍 발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형적인 예로, 통증 부위가 갑자기 부어 오르면서 얼얼하고 빨갛게 달아오르며 조금 스치기만 해도 아픔을 느낀다. 이러한 증세는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3~10일 사이에 자연히 소실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해가 갈수록 빈도도 잦아진다. 그 후에는 엄지발가락 이외에 발목, 무릎 및 손가락 관절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심하면 요산결정 덩어리가 피부 밑에 만져지는 통풍 결절(토파이ㆍtophi)을 형성하기도 한다. 통풍성 관절염을 장기간 방치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와 같이 여러 관절의 변형을 초래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신장이 돌처럼 굳어지거나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식 교수는 “통풍 환자에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복부 비만 등의 성인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통풍을 대사 증후군(체내 대사 이상(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복부 비만 등의 성인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의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며 “따라서 통풍 환자들은 이러한 질환에 대해 정기적인 검사를 같이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약물요법ㆍ식이요법 병행해야=통풍의 증상을 보일 경우 우선 혈액검사를 통해 요산이 얼마나 높은가를 검사하지만 실제 증상이 심할 때에는 수치가 정상이거나 오히려 낮을 수도 있다. 가장 정확한 검사는 염증부위에서 관절내 활막액이나 조직액을 채취해 편광현미경을 통해 직접 요산 결정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편광현미경을 갖추고 있는 병원의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통풍 치료는 내과적인 치료가 주가 되며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간혹 수술을 요하는 경우도 있다. 통풍 발작이 발생하면 우선 관절을 움직이지 말고 쉬게 하며 염증 부위에 얼음찜질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통풍의 약물치료는 각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며 치료하는 과정 중에도 약물의 종류가 달라진다. 우선 통풍의 급성 발작 시기에는 관절의 통증과 종창을 감소시키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다. 급성 발작이 호전된 이후에는 통풍 관절염의 재발을 방지하고, 만성 통풍 환자에서는 통풍 결절을 녹여 내거나 생성을 막기 위해 요산 농도를 낮추는 약물을 사용한다.

급성 발작에 대한 치료제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부신피질호르몬, 콜키친 등이 있다. 혈중 요산치를 감소시키는 약물은 급성 발작의 재발을 예방하고 통풍결절이나 신장결석 등을 방지하며, 때로는 이미 만들어진 통풍 결절을 녹여 내어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약물들이다. 그러나 이 약제들은 급성기 통증을 없애 주지는 못하며, 오히려 급성기에 이 약물들을 처음으로 투약하거나 꾸준히 복용해온 환자가 갑자기 중단하게 되면 증세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송 교수는 “통풍 환자들은 급성 발작이 일어나면 미리 준비하고 있던 급성 발작 조절 약물을 복용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빠른 회복을 위해 도움이 된다. 상비약을 담당의사로부터 처방받아 미리 구비해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평소 소변을 모아서 신장의 기능이나 요산의 배출농도를 살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태열ㆍ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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