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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당 창건일 앞두고 대남 화해 손짓…주원문 송환ㆍ이산상봉 적극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잇따라 대남 화해 손짓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5일 지난 4월22일 이후 억류중이던 한국 국적의 미국 대학생 주원문(21) 씨를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전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 교환을 앞둔 시점에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주 씨의 송환을 전격 통보했다. 


정부는 판문점에서 주 씨의 신병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북한이 억류중인 우리 국민 김정욱 씨와 김국기 씨, 최춘길 씨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4일 금강산으로 시설보수팀이 다시 차질 없이 들어갔다”며 “북측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탈북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북전단(삐라) 살포와 국회의 북한인권법 논의, 그리고 10월 도발설 유포 등을 이유로 이산상봉 무산가능성까지 시사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개혁과 개방을 촉구한데 대해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내고 이산상봉이 위태롭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며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망쳐놓는 극악한 대결망동”이라면서 “모처럼 추진되고 있는 이산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잇단 대남화해 제스처는 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진전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의도야 어찌됐든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거듭 시사했던 장거리로켓 발사를 일단 유보하고 대남화해 손짓을 취함에 따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 자체를 포기한 게 아닌데다 억류중인 우리 국민중 주 씨만 선별적으로 송환한다는 점에서 낙관하기만을 어려워 보인다.

경제ㆍ핵 병진노선을 내세운 북한으로서는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개발을 포기할 수 없는데다 김정은 정권의 업적을 과시하는 ‘축포’ 차원에서도 장거리로켓만한 게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이번에 송환하는 주 씨도 여전히 억류중인 3명의 우리 국민과는 성격이 다르다.

북한은 북한의 현실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 방북했다는 주 씨에 대해서는 아무런 형사처벌을 하지 않았지만 김정욱 씨와 김국기 씨, 최춘길 씨에 대해서는 간첩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특히 주 씨는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인권문제나 폭압정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등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의 대남 화해 제스처가 전략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기보다는 당 창건 70주년을 앞둔 일시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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