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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탄탄한 스포츠 감성에 아늑함까지 ‘THE SUV 스포티지’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얼마나 자신감이 있길래 ‘THE SUV’인가.

기아차의 신형 스포티지를 시승하기 직전까지 품었던 의문이다. SUV에 대한 높은 인기 속에 저마다의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SUV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시점, 기아차는 신형 스포트지 앞에 ‘THE SUV’라고 명명했다. 마치 스스로를 강호의 최강자로 칭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강원도 춘천의 로드힐스컨트리클럽에서 서울 광진구 W호텔까지 약 70㎞ 구간을 시승해보니 기아차의 이 같은 자신감이 허세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3년 1세대부터 지금의 4세대까지 20년 넘게 ‘유산’을 쌓아오며 진화를 거듭해온 정통 국산 SUV답게 스포츠 감성이 더욱 강화됐다.

시승한 트림은 R2.0 디젤(2WD) 노블레스 스페셜이었다. 우선 이전 모델보다 주행에서 민첩성과 정교함이 향상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춘천 국도에서 회전구간을 지날 때 스티어링휠의 돌린 후 돌아오는 반응속도가 기대 이상이었다. 속도를 확연하게 줄이지 않고 주행 속도 수준에서 코너를 돌아도 밖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주행 도중 운전자의 마음을 읽듯이 저속과 고속 사이에서 부드럽게 작용하는 변속기도 일품이었다. 속도를 올릴 때도 만족스러웠지만 감속 단계에서 물흐르듯 단수를 낮추는 성능 덕에 다른 SUV에서 경험했던 ‘순간의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는대로 힘이 속도로 그대로 전해진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2000rpm 이하 구간에서도 가속 성능을 체험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바로 실용영역대의 응답성 향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전 모델에서 rpm 바늘이 올라가도 속도가 오르기까지 간혹 시간 차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초반 엔진의 힘이 온전히 구동력에 전달되도록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드라이빙 모드를 ‘노멀’에서 ‘스포트’로 바꾸니 가속 성능이 한층 올라갔다. rpm 바늘이 2000rpm 이상을 유지하고 급가속시에는 3000~4000rpm까지 올라가며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좌우 차량을 추월했다.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탄탄하게 제작된 점 외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속주행 성능이 예상보다 뛰어났다. 15㎞ 남짓 거리의 고속도로에 시속 100㎞로 속도가 제한된 구간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크루즈 기능을 켜고 달렸다.

휠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우측 버튼만 눌러도 바로 작동됐다. 차가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시속 95~100㎞ 정도로 주행했다. 가속페달에 올린 발도 쉬면서 여유있게 연비를 체크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운전환경을 제공했다. 앞서 주행 성능을 체크하면서 미처 몰랐던 아늑함이 느껴졌다.

이 구간 연비도 11㎞/ℓ에서 15㎞/ℓ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트에 감지되는 진동도 미세해 신경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엔진 소리도 크지 않아 라디오를 듣고 가기에 적당했다.

다만 창문을 다 닫고, 열었던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닫아도 주행 시 나는 풍절음까지는 완벽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도심 구간 방지턱을 넘을 때 시속 20㎞ 이하였는데도 어느 정도 충격이 시트까지 전달돼 다소 아쉬웠다.

키를 갖고 차에서 내린 뒤 바로 짐을 들고 트렁크로 갔을 때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스마트테일게이트는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정 거리 떨어진 다음 두 손에 짐을 올리고 다시 트렁크에 접근하자 저절로 문이 열렸다. 짐을 실은 뒤 버튼만 눌러 쉽게 트렁크를 닫을 수 있어 편리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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