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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정규프로그램이 되기 위한 조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MBC가 추석특집 2부작으로 선보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새로운 예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송 전에는 ‘노홍철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방송이 공개되자 대본이나 구성없이 출연자들이 논의하고 결정해서 진행하는 길바닥 예능 콘셉트가 관심을 끌었다.

5명의 잉여청춘들이 1인당 18만원으로 20일간 유럽을 여행했다. 부족한 비용은 중간중간 가이드 투어나 초상화 그려주기 등 생산활동을 해 돈을 벌어 감당했다. 이들은 갈수록 유럽 길바닥에서 먹고 자며 꼬질해지고 멤버간 갈등을 벌이기도 했지만 여행의 끝에서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세상이 험악하고 삭막하다 해도 잉여청춘들에게 히치하이킹 해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어 그나마 따뜻해질 수 있는 것 같았다. 


약간의 손질만 가미한다면 정규 프로그램으로의 가능성을 높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참가자 구성 문제. 여기에 출연한 사람들을 ‘잉여’라고 이름붙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했다. 제작진은 분야별 잉여들을 모았다지만 ‘N포 세대’들에게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멤버들은 노홍철이 조금 나이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각 분야에서 열심히 살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이 모여 ‘유럽 무전(에 가까운)여행’을 한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잉여에도 판타지가 있는 것인지, ‘금잉여’들만 모인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모델 겸 배우 송원석은 한류스타 이민호가 있는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이고, 여행작가 태원준도 베스트셀러를 낸, 여행계에서는 꽤 알려진 스타다.

길거리 미술가 료니는 미술계의 오다기리 조라고 불릴 정도로 비주얼만으로도 눈에 띄는데다, 이들중 외국 여행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춘 멤버다. 이동욱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취준생이다. 이들이 우리 시대 잉여청춘들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여기에 ‘흙잉여’들도 2~3명 정도는 있어야 현실적인 느낌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N포세대’들이 보면서 “저게 내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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