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한국 가수들의 해외 진출 소식은 이제 아이돌 그룹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인디 뮤지션들의 해외 진출 소식이 부쩍 잦아졌다. 아이돌 그룹처럼 대형기획사에 소속돼 있지 않아 홍보에 한계를 겪는 인디 뮤지션들을 향한 해외시장의 주목은 대규모 쇼케이스 ‘서울국제뮤직페어(이하 ‘뮤콘’)’의 힘이 컸다
‘뮤콘’이 다음 달 6∼8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과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뮤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뮤콘’을 주최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날 밴드 혁오를 비롯해 장기하와 얼굴들, 해리빅버튼, 고래야, 솔루션스, 바버렛츠, 피해의식, 킹스턴 루디스카, 알리, 마마무, 이디오테잎, B1A4 등 최종 라인업 51팀을 발표했다. 장르 또한 록, 댄스, 일렉트로닉, 힙합, 재즈 등 다채롭다.
킹스턴 루디스카의 멤버 최철욱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션에게 무대를 마련해주는 장은 정말 중요한 자리”라며 “‘뮤콘’ 참여는 뮤지션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퍼즈의 송슬기는 “우린 결성 1년차를 맞은 신인인데 소속사도 없어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뮤콘’은 해외 무대 진출 등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뮤콘’은 그동안 인지도보다 음악적 역량과 가능성을 중점으로 보고 참가 팀을 선정해왔다. 지난해에는 ‘뮤콘’을 통해 바버렛츠, 숨, EE, 아시안체어샷, 이스턴사이드킥 등 5개 팀이 북미 최대 쇼케이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초청을 받은 바 있다.
바버렛츠의 안신애는 “지난해 ‘뮤콘’에 참여한 뒤 해외에서 무려 7번이나 공연을 할 수 있었다”며 “‘뮤콘’은 대형 프로덕션이 아니라 인디 신에서 음악을 시작해도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이채언루트의 강이채도 “우리 역시 신인인데 ‘뮤콘’은 우리가 영향을 받은 미국과 유럽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전했다.
이번 ‘뮤콘’ 참가 팀에게는 해외 전문 프로듀서가 직접 뮤지션을 선정해 공동으로 곡 작업을 진행하는 ‘프로덕션 마스터클래스’ 참여 자격을 가지게 된다. ‘프로덕션 마스터클래스’에는 어셔, 크리스 브라운 등과 작업한 미국 출신 세계적인 프로듀서 네이트 데인자 힐즈(Nate Danha Hills), 힙합 사운드 엔지니어 데이브 애론(Dave Aron), 라틴팝 대중화의 주역인 마우리시오 게레로(Mauricio Guerero) 등이 참가한다. 행사 기간 중에는 뮤지션 쇼케이스 외에 음악계 관계자 연설, 워크숍, 뮤지션과의 대화, 인터뷰, 비즈 매칭 등이 함께 진행된다.
피해의식의 크로커다일은 “미국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러시아의 ‘브이웍스’ 등을 경험해봤지만 한 번의 성과로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며 “‘뮤콘’을 통해 앞으로의 행보를 더 굳히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올해 ‘뮤콘’에선 국내외 뮤지션이 공동으로 곡 작업을 하는 ‘송캠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한국 힙합 듀오 가리온과 미국 힙합 프로듀서 자레드 에반(Jared Evan), 댄스 뮤직 프로듀서 뉴톤(NU:TON)과 한국의 디제이(DJ) 바리오닉스 등이 공동 음반 작업을 통해 곡을 발표하고 협업 무대를 갖는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뮤콘’ 홈페이지(www.muco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