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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음원 사재기’ 의혹, 더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지난 21일 JTBC ‘뉴스룸’이 보도한 일부 대형 기획사의 음원 사재기 의혹이 파장을 낳고 있다. 대형 음원 사이트 멜론에 아이디를 수천개 만들어놓고, 특정 가수의 노래만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받는다는 게 주내용이었다.

멜론에서 특정 그룹의 팬으로 등록돼 있는 아이디 3만여 개를 일일이 분석한 결과 가짜로 의심되는 동일패턴 아이디가 1300여 개나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디들은 음원 사재기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일 패턴 아이디란 앞의 영어 조합은 같지만, 뒤 숫자만 다르게 만들어진 것이다.


음원 사재기 문제는 해묵은 숙제였고, 2년전에는 대형기획사들이 중심이 돼 집단고발장을 제출해 검찰이 수사까지 나섰지만 흐지부지돼버렸다.

음원 순위를 조작해 순위를 올려주겠다는 브로커가 있다는 얘기는 업계에서 무성하지만, 명확한 실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컴퓨터 서버를 외국에 두고 치고 빠지기 때문에 수사와 단속이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형기획사인 YG 측이 먼저 “JTBC의 ‘음원 사재기’ 의혹 보도를 대환영한다”라면서 “이번에는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줬으면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상파 3사 가요프로그램 1위곡과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른 곡들이 다른 경우가 많다. 대중들은 이런 순위, 이런 차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하루만에음원 차트 1위에서 내려오더라도 이 차트가 방송관계자들에게는 하나의 선정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책도 특정 책을 읽겠다는 생각이 없는 독자가 베스트셀러 위주로 선택하듯이, 음악도 음원차트를 보고 인기곡 위주로 듣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약 대형기획사에서 음원사재기를 한다면, 영세 기획사들과 그곳에 소속된 가수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다.

음원 사재기 의혹은 철저한 수사만이 가요계가 살 길이다. 지금의 상태라면 누구도 음원 차트를 신뢰하지 못한다. 멜론 측도 “최근 의심가는 아이디들이 많이 보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요계를 죽이는 브로커를 동원한 사재기가 있다면 적발해야 한다. 브로커 사재기와 특정 가수 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은 구분해야 되고, 팬덤의 아이디가 이용당한 것인지의 구분도 명확히 해야 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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