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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700점…LG 최대규모 당구대회 개최 비화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글로벌기업이자 국내 재계서열 2위의 대기업인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와 LG U+가 3쿠션 당구 종목의 마스터스 세계대회 개최를 전격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 국내외 국제대회를 통틀어 대기업이 3쿠션 당구에 스폰서십과 주최 방식으로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국내 당구 관계자는 물론, 세계 탑클래스 플레이어와 각 국가 연맹도 이번 소식에 놀라움과 환영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모그룹 총수의 당구 수지는 4구 당구 기준 700점에 이를 만큼 뛰어난 당구 실력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정도면 세미프로급 실력이다. 그는 과거 국내 유명 프로 선수에게 직접 당구를 사사받기도 했을 만큼 이 종목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기업의 최고 결정권자가 당구 고수이자 애호가라는 것 자체가 이번 경우처럼 대회 개최나 스폰서십 등을 결정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검증된 통설이다.

실제 국내 당구종목 주관단체인 대한당구연맹은 앞서 몇해 전 또 다른 굴지의 대기업 A사와 대회 개최 및 스폰서십을 놓고 실무진에서 모든 조율을 마치고도 막판에 계약이 결렬된 쓰라린 추억이 있다. 이 기업 최고 결정권자가 뭐하러 그걸 하느냐고 한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무산됐었다.

LG U+의 이상철 부회장 또한 바둑과 당구를 평소 즐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부회장께서 가끔 임원들과 함께 당구를 치며 스스럼 없이 어울리곤 한다”며 “당구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으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물론 이 같은 전격적인 결정이 명분과 이유 없이 이뤄졌을 리 없다.

연맹 측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상당히 오랜 기간 수면 밑에서 작업돼 온 성과물이다. 올 1월 LG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인 HS애드가 연맹 사무국에 스폰서십 제안을 해왔고, 5월께가 돼서야 이번 대회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졌다.

제안 과정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제안서 작성 과정에서 40여 회나 수정 작업이 들어갈 만큼 LG 측에서 타이트하게 제안 내용을 검토했다”면서 “당구 종목이 지닌 포지션과 국내의 세계 최고 수준 인적ㆍ물적 인프라, 메이저스포츠를 위협하는 높은 TV시청률 등 프로퍼티가 주요하게 어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LG의 스포츠마케팅은 경쟁사나 타 대기업이 이미 후원 등으로 참여중인 종목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런 점에서 타 기업의 참여가 활발한 야구 농구 축구 배구 4대 메이저스포츠를 제외하면 기타 종목중 미디어 이슈와 밸류, 팬층에서 3쿠션 당구 종목이 우선 순위로 부각될 만도 했다.

LG는 이번 대회 개최와 관련해 타 대기업이 도전해 보지 않은 당구 종목의 스폰서십이란 도전적 과제를 해결해 ‘LG가 하면 다르다’는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침 한국은 아시아당구연맹회장국이기도 해 국내 연맹뿐 아니라 국제연맹의 승인이라는 명분도 동시에 취할 수 있었던 것이 대기업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LG가 스폰서로 나섰던 미 ‘상리 인터내셔널 오픈’ 대회. 이 당시는 본사가 아닌 현지 법인만의 참여였다.

연맹 관계자는 “우선 올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주력해 LG의 스폰서십 관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LG의 후원 참여를 계기로 일반 기업들의 참여가 더 활성화되는 등 후광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오는 11월 10~12일 3일간 서울 여의도동 IFC몰에서 열린다. 3쿠션 당구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토브욘 블롬달(스웨덴ㆍ세계 1위)과 2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다니엘 산체스(스페인)과 2014년 세계선수권자인 최성원과 한국랭킹 1위 조재호 등 세계 최강자들이 총출동한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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