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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단체‘몽니’에 삼성전자 골머리
평택 세계최대 반도체 라인 건설…‘반도체 직업병 환자 돕기’시민단체 행사 이미지 실추 우려
최근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총 15조6000억원을 투자(1단계 투자 기준ㆍ2017년까지 집행 예정),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등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한 시민단체의 몽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가 삼성전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악성정보가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에 공유되는 등 대외 이미지 악화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오는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국내에 주재하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커피 브리핑’ 행사를 열 예정이다. 반올림은 법률ㆍ의학 등 전문지식이 부족한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를 돕겠다는 명목으로 지난 2007년 11월 발족한 시민단체다.

당일 행사에서 반올림이 외신기자들에게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발표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과거 반올림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암 발병률을 국제 NGO에 전달하면서 모집단의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 일방적으로 매도당한 선례가 있어서다.

지난 2012년 반올림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총 140명의 직원이 암에 걸리고, 이 가운데 50명이 사망했다”며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유럽의 시민단체 베른 선언이 주관하는 ‘최악의 기업’ 선정 행사(퍼블릭 아이 어워드)에 삼성전자를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당시 주최 측은 반올림의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전자를 최악의 기업 3위로 선정했다.

그러나 “반올림이 제시한 수치는 총 20년이라는 추적기간과 20만명(전ㆍ현직 임직원 포함)이라는 모집단을 쏙 뺀 것으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종사자의 암 발병률은 남성 0.86, 여성 0.97 수준으로 일반인(1)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사망률 역시 남ㆍ여 모두 0.74 수준으로 일반인보다 매우 낮았다.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직접 협상에 나선 것에 반발하며 반올림이 공개한 국제 NGO(ICRTㆍ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의 서한 역시 객관성을 의심받는 상태다. ICRT의 설립자 테드 스미스(Ted Smith) 씨가 반올림 발족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조해 온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다.

앞서(지난달 14일) IRCT는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조정위) 권고안을 따라야 한다”며 반올림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공익법인을 설립해 1000억원을 기부하고, 법인이 임명한 옴부즈만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내부 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조정위 권고안의 골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가대위는 “최대한 많은 출연기금을 보상에 사용해야 하고, 신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 간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며 조정위의 권고안을 거부, 지난 3일 직접 보상위원회를 출범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가대위의 직접 협상이 시작되면서 긴 시간을 끌어온 ‘직업병 논란’도 마무리되는 분위기”라며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정부지원을 쏟아붓는 상황 속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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