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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17년만에 노사정 대타협 이뤄낸 김대환 노사정 위원장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13일 저녁 8시 30분, 정부서울청사 3층 브리핑실 연단에 오른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의 입가에 엷은 웃음이 묻어났다. 큰 숨을 고른 뒤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감회를 밝힌 그는 곧 절제된 목소리로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핵심 쟁점 2개 사안에서 조율이 이뤄져 잠정 합의문이 작성됐다”며 노사정 합의문 전문을 읽어 내려 갔다.

정리해고 법제화 등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1982년 2월 이후 끝없이 평행선을 달려온 노사정 대타협이 17년만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노사정 합의문 전문이 공개되는 동안 브리핑룸 곳곳에선 박수와 함께 후레쉬가 연달아 터졌고, 곧바로 방송 자막을 통해 긴급뉴스로 전국전역에 타전됐다. 


이번 노사정 대타협의 일동공신은 단연 김대환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11대 노사정 위원장에 취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의 각오는 대단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사무실 곳곳엔 ’고용률 70% 달성‘라는 표어까지 붙였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9월 시작한 노사정 회의는 오랜 난항 끝에 올해 4월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됐고, 김 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사실상 칩거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박 대통령의 2차 부름을 받고 다시 4개월만에 노사정 지휘봉을 잡았다. 더이상 노동개혁을 미룰 경우 대한민국의 노동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 김 위원장은 이어 노동계와 격의없는 마라톤 대화를 시작하며 신뢰를 구축했다. 때로는 정부와 재계를 향해 쓴소리도 서슴치 않았다. 노사정 복귀 1개월만에 대타협 성과를 이끈 것도 이같은 중립적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경북 금릉 출신인 김 위원장은 계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 강단에도 섰던 학자통이다.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지만 참여연대 정책위원장부터 대통령직 인수위 간사, 노동부 장관 등을 지내 누구보다 현안에 밝다. 일각에선 그를 친노동자적 성향이 강한 인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이력은 오히려 노사정 문제를 균형있게 다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이 경직된 고용시장을 유연하게 풀어낼 적임자로 낙점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한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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