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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해주세요!] ‘용팔이’, 기승전멜로는 시청률 하락을 부른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훨훨 날던 ‘용팔이’가 멜로에 발목을 잡혔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용팔이’ 10회는 17.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기준 9회 방송분보다 0.4%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동시간대 수목 드라마 중에서도 단연 최강자이나 20%를 넘어섰던 이전 기록에 비한다면 다소 주춤한 상태다.

‘용팔이’는 등장부터 용했다. 톱스타 김태희와 주원이 캐스팅되며 병원을 배경으로 빈부격차와 갑을관계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담았다. 돈만 준다면 어디서든 누구라도 치료하는 천재에 가까운, 하지만 그로 인해 ‘돌팔이’로 불리는 의사 주원과 잠자는 재벌가 상속녀 김태희의 만남부터가 화제였다.

지난 5일 방송된 첫 회에서 11.6%로 출발한 ‘용팔이’는 2회분에서 14.1%로 껑충 상승했다. 빠른 전개와 영화같은 영상미가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첫 회부터 강렬했던 주원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용팔이’는 이후에도 훨훨 날았다. 4회 방송분에서 전국 16.3%, 수도권 17.8%를 기록하며 2015년 주중 미니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이전까지 최고 시청률 보유 드라마는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였다. 

급기야 ‘용팔이’는 20%를 넘어섰다. 5회차에서 전국 20.3%, 6회에서 20.4%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주중 미니시리즈가 거둔 놀라운 성과였다. 10% 초반대에 머물며 하향평준화를 거듭했던 안방극장에도 활기가 넘쳤다.

그러던 ‘용팔이’는 급격하게 주춤했다. 9, 10회에선 잘 나가던 시청률이 17%대에 머물렀다. 잠들어 있던 상속녀가 깨어나며 ‘용한 돌팔이’와의 멜로가 전개되자 시청률은 급락했다. 7회에선 19.2%, 8회에서 20.5%로 머물다가 9회에는 3% 포인트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계층 갈등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주원의 원맨쇼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것은 초반 깔아놓은 밑밥의 힘이었다. 애초 ‘복수극’을 예정했음에도 주원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세심하고 깊이 있게 다룬 것이 호재였던 셈이다. 흥미롭게도 드라마는 여주인공 김태희가 깨어나고, 멜로의 기운이 스미자 삐걱거렸다. 3년 만에 일어나 자신을 잠들게 한 사람들을 향해 총칼을 겨눌 것을 다짐했으나, 눈을 뜨자 제일 먼저 시작한 건 사랑이었다. 깨어난 김태희의 연기가 시작되자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이러니였다.

서서히 달아오르며 집중하다 9회 내내 로맨스에만 집중하니 눈을 뗄 수 없던 드라마는 눈을 사로잡지 못하게 됐다. 애초 시청자가 보고 싶었던 것은 단순명료하게 드러난 계층갈등과 이 사회의 병폐를 고발하는 히어로였던 셈이다.

그나마 10회 말미 반전이 예고됐다. 김태희는 자신이 갇혔던 병원으로 스스로 걸어들어오며 복수를 예고했고, 주원은 또 다시 영웅의 행보를 이어갔다. 그토록 강조하는 복수극은 11회가 돼서야 시작되려는 모양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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