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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도로공사 배만불린 고속도로 주말 할증제…4년 간 1266억원 거둬
-새정치연합 이윤석 의원 한국도로공사 제출 자료 분석
-2011년 주말 교통량 증가ㆍ대중교통 이용 장려 위해 도입
-주말ㆍ공휴일 5% 요금 더 내야…교통량 늘고 서민 부담 가중
-할증수입 매년 증가…3년8개월 누적수익 1266억원 육박
-도로공사 “여가수요 줄여야”…정부 ‘소비진작’ 기조와 엇박자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서울 요금소에서 부산 요금소까지 평일 고속도로 통행료는 1만8800원(1종)이지만 주말에는 1만9700원을 내야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할증제가 적용돼 평일요금보다 5%를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가 할증제를 도입한 2011년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거둬들인 할증료 수익만 1266억원에 달한다. 주말 교통량을 조절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했으나 이 기간 주말 교통량은 오히려 늘었다. 결국 서민 부담은 가중시키고 도로공사 배만 불려준 셈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한국도로공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말 및 공휴일 할증제도 도입 후 주말 교통량은 2011년 319만2000대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 7월 기준 346만2000대를 기록했다. 할증제 도입 취지가 주말 교통량 증가 대응과 대중교통 이용 장려라는 점에서 보면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분석이다.

평일 교통량 대비 주말초과 교통량 비율도 시행 전 108.8%에서 2012년 107.6%, 2013년 107.5%까지 소폭 줄었다가 지난 해 108.2%까지 다시 늘어났다. 


이렇다 할 효과가 없음에도 도로공사는 매년 수백억원의 할증료 수익을 챙겼다. 지난 2011년 12월 도입 당시 할증제에 따른 수익은 27억원 수준이었지만 2012년 327억원, 2013년 343억원, 2014년 363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1~7월 집계된 수익만 206억원이다. 하반기 추석연휴 및 연말 교통량 수요를 감안하면 연 수입은 지난 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 주말할증제도는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평가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올 여름 국내로 휴가를 갈 것을 독려하고 지난 14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무료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연말까지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하며 소비 활성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말 고속도로 이용객 대다수가 나들이나 국내 여행에 나선 인파인 점을 감안하면 할증제는 내수진작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도로공사는 이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콜렛-헤이그 규칙(Corlett-Hagueㆍ최적과세이론)’ 원칙에 따라 근로수요는 장려하고 여가수요는 줄이기 위해 주말 통행료를 평일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로공사가 소비진작을위해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도로공사는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역행하고 통행량 감소효과도 없는 주말할증제도를 이용해서 주말 나들이객들의 주머니만 털고 있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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