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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中전승절 참석 직전 美 설득…케리 “충분히 이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앵커리지에서 개최된 북극 외교장관회의 계기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오는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미정상회담 사전 의제조율,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승리 70주년(전승절) 행사 참석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1일 “박 대통령의 성공적 방미 준비와 하반기 주요 외교일정 추진 관련 전략적 로드맵, 남북 합의 이후 한반도 상황 및 향후 대응방안, 그리고 동북아 정세 및 글로벌 파트너십과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 장관은 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배경에 대해 집중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이와 관련, 한미동맹의 굳건한 기초 위에서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이 한반도 전체에 미칠 함의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 장관이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전 미국 설득에 나선 것은 미국이 중국의 전승절에 대해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군사굴기(軍事堀起)의 시발점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과 필리핀이 중국의 초대를 받고 아예 정부 공식 대표단 파견을 거부한 상황에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정상이 참석하는 미국의 유일한 우방이자 동맹이다.

케리 장관이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에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미국의 불만을 완전히 불식시켰을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는다.

미국 내 일각에선 한국의 ‘중국경사론’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의 전승절 및 열병식 참석 결정 직전까지도 전직 관료와 한반도 전문가 등을 내세워 전승절은 몰라도 열병식은 불참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 한국 외교의 선택은 오는 10월 미국을 방문하는 박 대통령에게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윤 장관과 케리 장관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 핵문제와 군사도발, 평화, 통일문제 등을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는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유도해내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 장관이 동북아 역내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한ㆍ중ㆍ일, 한ㆍ미ㆍ일, 한ㆍ미ㆍ중 등 다양한 형태의 소(小)다자 협력을 추진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윤 장관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ㆍ미ㆍ중 차원의 협의를 강화해 나가는 방안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두 장관은 최근 남북이 고위당국자 접촉을 통해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아직 조심스럽게 주시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케리 장관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주도해나가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회담에 앞서 최근 북한의 도발과 남북 고위급접촉 합의 과정에서 확인된 양국간 긴밀한 협력과 북극 기후 대응 등 글로벌 의제에서의 양국간 협력을 언급하며 한국을 ‘최상의 파트너’(superb partner)라고 평가했다.

케리 장관은 “한국은 이제 훌륭한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했다”며 “한국은 모든 안보와 지역이슈를 넘어 그 이상의 이슈를 다루는 데서 최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10명의 외교장관 가운데 유일하게 윤 장관과 양자 외교회담을 가졌으며 30일 환영 만찬에서는 옵서버 자격인 윤 장관을 가장 먼저 호칭하는 등 각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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