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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숙, ‘청일하다’는 한자어도 끌어다 베껴썼다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소설가 신경숙 씨의 표절 소설 ‘전설’에서 또 하나의 표절 정황이 나왔다.

소설가 김곰치 작가는 부산 지역 문단을 대표해온 계간 문예지 ‘오늘의 문예비평’ 통권 98호째를 맞은 가을호에 특집좌담 ‘신경숙이 한국문학에 던진 물음들’에서 “표절이 확실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이 좌담은 전성욱 편집주간의 사회 아래 소설가인 조갑상 경성대 교수와 소설가 김곰치, 시인 최영철, 평론가인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가 지난달 21일 대담한 내용이다.

그가 여지껏 나온 여러 표절 정황과 별도로 지목한 대목은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라는 표현이다. 이는 창비가 표절 피해를 입은 일본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에 비해 ‘전설’의 뛰어난 대목이라고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글에서 “사실 앞의 문장 흐름에서 이 말을 살려주는 서술적 근거는 없다. 깨끗하고 속되지 않다는 뜻의 ‘청일하다’는 말은 흔하게 쓰는 단어가 아니다. 서른 즈음에 참 맛깔나고 매력적인 한자어를 사용했군, 하고 신경숙의 단어 감각 하나는 인정하는 기분이었다”면서 “그런데 ‘우국’의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청일함’이란 단어가 나온다. 너무 고약하다”고 썼다.

‘전설’ 속에 일부 등장하는 흔하지 않은 한자어 표현들조차 ‘우국’의 다른 부분에서 인용해 갖다썼다는 뜻이다. 습작도 아니고 기성 작가로서는 낯뜨거운 표절 행위다.

아울러 이번 좌담에선 신경숙 씨의 표절 소설 ‘전설’이 ‘우국’에 비해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일부 평론가의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곰치 작가는 “충격적인 것은 창비가 표절사건이 벌어진 후 이를 ‘신경숙의 작품이 더 뛰어나다’면서 무마하려했다는 점”이라며 “제가 읽은 ‘전설’은 ‘우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전설은 참 허접하다. 윤지관 평론가는 ‘전설’이 더 뛰어나다 했는데, 믿을 수 없는 비평적 언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학과지성사가 발간하는 ‘문학과사회’ 가을호에서 김영찬 평론가 또한 “‘전설’은 문학적 성취에 있어 실패한 작품에 가까우며, 성공한 표절은 표절이 아니라는 이상한 결론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곰치 작가는 “(표절이 확실한 만큼) 대중 앞에 나서서 작가로서 거의 죽을 정도의 서러운 결단으로 고백을 하든지 신상발언을 해야 하는데, 신경숙의 대응은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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