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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ee 체크] ‘카페나 차릴까’ 창업 1순위, 고충도 알고 있나요?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카페나 차릴까?”

점심시간 카페에 모인 직장인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할 때, 육아에 지친 주부들이 커피를 마시며 차라리 일하는게 낫다고 할 때, 모두들 쫓기듯 바쁜 가운데 혼자 여유롭게 책읽는 카페 주인을 볼 때...

이럴 때마다 유행어처럼 등장하는 말이 바로 ‘나도 카페나 차릴까’ 이다.

카페는 국내 창업자에게 창업 1순위로 꼽히는 아이템이다. 특히 여성이나 초보 창업자는 특별한 경험이나 기술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선호한다.

하지만 카페는 ‘창업계의 레드오션’으로 ‘폐업 1순위’이기도 하다. 치열한 경쟁과 생각보다 힘든 운영상의 고충때문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아한 카페 창업은 절대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우아하고 여유로운 ‘인생 2막’ 로망을 꿈꾸기 전, 음악과 커피향에 취해 보지 못했던 카페 운영의 냉혹한 고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 “또 생겼어?” 치열한 경쟁에 한숨=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카페가 있는 도시는 어디일까? 파리도 뉴욕도 아닌 바로 서울이다. 이 사실이 놀라운 이들도 있겠지만 서울 거리를 걷다보면 200m안에 카페 3개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밥보다도 많이 먹는’ (지난해 소비 기준) 한국인의 커피 사랑때문에 2010년 이후 커피 전문점의 점포 수는 급속하게 늘어났다. 큰 기업의 브랜드만 1만개 정도이며 카페 증가율은 17%에 달한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카페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폐업하는 카페도 늘어났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이 자영업의 사업자등록기간을 기준으로 창업의 생존기간을 분석한 결과 업력이 가장 짧은 업종은 1.5년에 불과한 카페였다. 자영업(의료업종 제외)의 평균수명이 3.7년인 것과 비교할 때 무척 짧은 생존기간이다.

특히 동네의 소형 카페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고객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새로 생기는 주변 카페로 힘든 경쟁을 치루고 있다.




▶ 생각보다 고된 육체 노동=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은 여유? 카페 주인에 물어본다면 “지쳐서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지도 모른다.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중인 A(36 ·여) 씨는 생각보다 힘든 육체 노동에 처음에는 크게 당황했다고 말한다.

A씨는 “수익때문에 아르바이트생없이 모든 것을 혼자 하다보니 화장실 청소, 바닥 청소, 테이블 정리, 설거지 등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라며 토로했다.

원두 구입부터 관리와 커피 제조, 매장 정리와 청소 등 생각보다 카페 운영의 노동 강도는 높다.


▶ 한 달 내내 일해도 고작 00만원 = 카페 창업에 대한 로망 중 수익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현실과의 가장 큰 괴리이다.

카페 창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10평 기준 개인이 운영하는 소형 카페의 평균 창업비용은 3000만~500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매달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그리고 기타 공과금과 소모품비도 소요된다.

하지만 한 달 내내 열심히 일해도 임대료와 재료비 등의 비용만 간신히 건지는 곳도 많다.

창업 전문가들은 소형 카페라면 하루 매출이 30~40만원 정도만 되어도 성공적이지만 10만원에 불과한 카페들도 많다라고 지적하면서 월 매상이 5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직원을 고용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초보 창업자들은 생각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입에 크게 당황하기 쉽다.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카페들은 1년 내 폐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커피만으로 부족’ 골치아픈 디저트=커피는 디저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이다. 최근 디저트 열풍까지 불면서 이제 카페에서 디저트 메뉴는 필수가 되버렸다.

국내 디저트 시장의 규모는 1조원을 넘기며 소비 트렌드의 한 축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커피 맛있는 곳’ 보다 ‘디저트 맛있는 곳’으로 카페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디저트에 공을 들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 비해 개인 카페 창업자들은 커피로만 승부를 걸려는 경우가 많다.

디저트의 맛과 종류에 나날이 까다로워지는 여성 고객을 잡으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 하고, 디저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디저트 종류 중 자신의 카페에 맞는 메뉴를 고르고 이를 만들어내는 방법또한 결코 쉽지 않다.

이제 디저트는 카페 창업에서 성공의 기회로 떠올랐지만 ‘커피맛만 생각했던‘ 카페 주인에게는 골치아픈 문제이다. 



직장인이 부러운 ‘자리 지키기’= “내 카페가 생긴다면 좀더 여유롭게 사람들을 만나야지” 하지만 현실도 그러할까?

실제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시간이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고 토로한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혼자 운영을 하는 소형 카페의 경우 한달 내내 카페에만 묶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들이 모두 쉬는 빨간날에도 쉴수 없으며, 영업 마감시간도 늦기 때문에 여유 시간을 내기란 좀처럼 어렵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점은 카페 창업의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창업한 B씨 (46 · 남) 은 “주말과 퇴근이 있는 직장인들을 보면 오히려 부럽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카페에서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며 수익걱정을 하는 일이 결코 만만한 생활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누구나 쉽게 꿈꾸는 카페 창업에 대한 로망. 충분한 시장조사와 현실적 정보가 없이는 그야말로 ‘로망’으로 끝나기 쉬운 일이다.

한 창업 전문가는 “막연한 로망을 꿈꾸는 대신, 여러가지 운영정보를 전문가들에게 미리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면서 “미리 카페 점원으로 일해보면서 경험을 쌓는 것도 한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수익성의 계산없이는 폐업하기가 쉽다. 일시적 유행이나 인기 아이템 대신 시장을 폭넓게 조사하면서 유망성있는 아이템을 신중히 결정해야된다“라고 조언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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