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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재규어 XE…악천후 속 코너링 ‘예술’ㆍ좁은 뒷좌석 아쉬워
[헤럴드경제(강릉)=천예선 기자]재규어 XE는 재규어가 만들어낸 새로운 엔트리급 스포츠 세단이다. 그동안 없던 D세그먼트 출사표다.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 독일 3강 구도에 영국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세단 앞에 스포츠가 붙은 것은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는 의미다.

지난 24일 강원도 강릉 일대에 재규어 XE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코스는 옛 대관령길과 영동고속도로 등을 포함한 178km구간. 시승차는 가솔린 20t 프리스티지(4800만원)와 디젤 20d 포트폴리오(5510만원)다.

시승 당일 안개와 폭우를 동반한 태풍 ‘고니’가 덮쳤다. 악천후 속에서 재규어 XE는 빛을 발했다.

재규어 XE 앞모습

옛 대관령길 급격한 코너링에서 미끌어지지 않고 꽉 잡아주는 성능은 주행의 백미였다. 구비구비 이어진 경사로의 노면이 매우 미끄러운 상태였지만 4개의 바퀴는 좌회전ㆍ우회전 시 각기 다른 동력 전달력(토크 벡터링 시스템)으로 제동력을 높였다. 예를 들어 우회전을 할 경우 한쪽 쏠림을 막기 위해 왼쪽 바퀴로 힘을 균등하게 전달하는 식이다. 핸들은 조정하는 방향으로 민첩하게 움직였고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깊숙이 감싸면서 차와의 일체감을 맛보게 했다. 

재규어 XE 뒷모습

가솔린 모델의 경우 중속에서 치고나가는 힘이 탁월했다. 특히 시속 60km/h 영역에 진입하면 ‘훅’하며 공기를 가르며 질주하는 느낌이 난다. 공기저항계수는 0.26Cd으로 재규어 역사상 가장 뛰어나다. 브레이크 응답성도 좋아 약간만 페달을 밟아도 제동이 걸렸다. 

재규어 XE 내부

프레스티지 모델에 탑재된 2.0리터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시속 0→100km/h까지 도달하는데 7.7초가 걸린다. 주행 중 가솔린 연비는 4.9ℓ/100km(20.4km/ℓ)로 공인연비 14.5km/ℓ를 크게 웃돌았다.

디젤의 경우, 가솔린과 달리 시속 100km/h를 넘어서면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초반 가속 응답성이 가솔린보다 더뎠지만 고속구간에서 힘은 지칠줄 몰랐다. ‘인제니움’으로 명명된 신형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43.9kg.m을 낸다. 디젤 연비는 4.7ℓ/100km(21.3km/ℓ)을 보였다.

차체는 75% 이상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경쟁모델 알루미늄 함량 30~50%를 넘어선 것이다. 재규어 코리아 관계자는 “알루미늄은 강철보다 가볍지만 더 단단하다”며 “강력한 내구성과 연료소비를 줄여주는 경제성은 물론 정교한 디자인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첫인상은 폭이 넓고 높이가 낮아 스포츠카 같다. 전장 4670mm, 전폭 1850mm, 전고 1415mm로, 1800mm가 넘는 전폭은 경쟁모델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와 비교할 때 가장 넓다.

외관에서는 공격적이라기 보다 절제미가 느껴진다. 근육질 보닛의 앞모습과 쿠페 스타일의 날렵함은 역동감을 살렸지만 튀지 않는다. 재규어 XE는 데뷔 무대였던 2014 파리모터쇼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실내인터리어는 요트 앞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리바훕’ 디자인과 매립형 조그셔틀 변속기, 직관적인 센터페시아가 재규어의 정통성을 계승한다. 다만 블랙 하이글로시 마감은 다소 호불호가 갈린다.

특이한 점은 계기판의 속도계와 엔진 회전수(rpm) 계기판 좌우가 바뀌어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속도계는 오른쪽에 있지만 재규어 XE는 왼쪽에 배치돼 상대적으로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재규어 코리아 관계자는 “주행성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rpm계기판을 오른쪽에 두고 숫자를 더 크게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은 뒷좌석 공간이다. 재규어 특유의 쿠페형 디자인으로 머리공간과 무릎공간이 협소하다. 175cm 동승자의 머리 옆쪽 공간은 여유가 없어 보였다.

재규어 XE는 9월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사전계약 1달 만에 250대를 돌파했다. 내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까지 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것이 재규어 코리아의 목표다.

국내 출시 모델은 엔진과 편의사양에 따라 5개로 나뉜다. 가격은 4760만~6900만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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