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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의 재구성] 총기오발 경찰 “OO야, 제발 죽지마, 제발 죽지마”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총기 사고를 내 의경을 숨지게 한 박모(54) 경위는 지난 25일 사건 당시 총상 후 의식을 잃어가는 의경에게 “제발 죽지마”란 말을 연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본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기 오발 사건의 고의성 논란에 대해 “박모 경위가 의경에 대해 ‘제발 죽지마, 제발 죽지마’란 말을 하면서 자신도 생을 마감하려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려 했던 것을 봐서 고의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모 경위는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총기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장비관리규칙에 따르면 박 경위와 같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직원은 총기 사용이 제한된다.

직무상 비위 등으로 징계 대상이 되거나 형사사건의 조사를 받는 경우, 사의를 표명한 경우엔 총기와 탄약 사용이 금지된다.

경찰청은 전국의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를 대상으로 총기와 탄약 관리실태를 전수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구파발 검문소 총기 오발 사고로 인해 총기 관리가 허술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전수 조사 결과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은 아울러 사격 훈련 후 탄피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경위 이하 경찰관은 매년 60발씩 사격을 해야 하고 해당 사격 점수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훈련장에서 사격훈련 후 사격자와 감독자가 탄피를 확인해 명부에 서명하는데 추가로 감찰관이 한 번 더 탄피수량을 확인하고서 표적지에 탄피 이상 없다는 내용의 도장을 찍도록 했다.

이 확인도장이 없는 표적지의 경우 인사고과에 반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 25일 오후 5시께 서울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총기 오발 사고가 발생해 의경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검문소에서 박모 경위가 자신이 휴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실탄이 발사돼 박모(23) 상경이 왼쪽 가슴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권총 원형 탄창의 첫 칸은 비워놓고 두번째 칸은 공포탄, 셋째 칸에는 실탄을 넣어놓았고, 당연히 노리쇠가 빈칸에 맞춰져 있는 줄 알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탄이 발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경들이 검문소에서 간식을 먹는 것을 보고 박 경위가 “나를 빼놓았다”며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총기가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박 경위와 박 상경 외에 현장에 있던 의경 4명을 개별적으로 조사했다.

박 상경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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