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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매각, 갑자기 커진 ‘먹튀 논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홈플러스 매각이 ‘먹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홈플러스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가 홈플러스로부터 1조원대 배당을 받는 것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차례의 외국자본의 먹튀 논란을 경험했던 일과 관련해 여론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테스코는 지난 24일 있었던 본입찰을 며칠 앞두고 인수 후보 컨소시엄들에게 1조원이 넘는 규모의 배당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로부터 그만큼 자금을 회수하는 만큼 인수액도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홈플러스 입찰가가 7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배당이 이뤄진 후 입찰가는 6조원 이하로 낮아지게 된다. 더불어 매각에 따른 양도세도 낮아지게 된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240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배당하게 되면 홈플러스는 투자여력을 잃고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 회계연도 말 기준 홈플러스 이익잉여금은 1조5680억원으로, 이 금액 내에서라면 배당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올해 2월말 기준으로 홈플러스의 현금 보유액이 264억원에 불과해, 배당을 진행하려면 은행 등에서 차입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대형마트 업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구조까지 부실해지면 매각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입찰에 나선 인수후보군이 모두 사모펀드라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더욱 짙게 한다. 홈플러스 노조가 이번 매각에 대해 결사 반대하고 나선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한편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7일 조찬 강연에서 “홈플러스 매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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