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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8·25합의] 접경지 주민들 “안도속, 이산가족 상봉ㆍ금강산관광 재개 기대”
“꽃게잡이ㆍ벼농사 등 ‘생업 재개’ 다행 ”
“이산가족 상봉ㆍ금강산관광 재개 기대”



[헤럴드경제(인천ㆍ연천)=이홍석ㆍ박준환 기자]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와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따른 군사적 대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벌인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되자 접경지역 주민들은 안도했다.

이들 지역 주민 상당수는 대피소에서 돌아가며 제철을 맞은 꽃게잡이, 막바지 벼농사 등 생업에 다시 종사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기뻐했다. 특히 강원 동해안 접경지역 주민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실향민들은 추석 이산사족 상봉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일상생활에 복귀하며 그동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천 강화군 교동면 지석리의 이명철 이장은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생업을 놓고 강화에서 인천 시내로 넘어가 머무는 주민이 꽤 된다”며 “이제 협상도 타결됐으니 다시 돌아와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닷새째 이어진 조업 통제로 민꽃게 수확에 차질을 겪은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은 다음달 출어기 때 꽃게를 수확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접게 됐다. 어민 박모(55) 씨는 “조업 통제로 어장에 설치한 통발을 거두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는데 이제 한시름 놨다”며 “예상보다 길어졌지만 남북이 극적으로 합의를 이뤄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지난 4∼6월 출어기 때 꽃게를 지난해 같은 기간 수확량의 절반 수준인 41만9000kg을 수확하는 데 그쳐 올 가을 꽃게 수확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번 사태로 우려를 감추지 못해 왔다.

낮에는 영농, 밤에는 대피소에서 지내는 ‘주농야피(晝農夜避)’ 생활을 이어가던 강원 중부전선 접경지역 주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벼농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철원군 근북면 유곡리의 안석호 이장은 “그동안 (민통선) 출입 통제로 영농 활동에 차질이 있었는데 천만다행”이라며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돼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타결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 활성화’가 포함된 데 대해 강원 고성 주민들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민간 교류에 7년째 중단된 금강산 관광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생업이 끊겨 막노동판을 전전하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은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의 장석권 이장은 “민간 교류 활성화가 금강산 관광 재개로 이어져 지역경제가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번 타결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다음달 초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을 갖기로 함에 따라 실향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남북은 실무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명단을 교환하는 한편 추석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내 대표적 실향민촌인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의 김진국 노인회장은 “솔직히 기대 반, 우려 반”이라며 “몇 년 전 마을의 한 분이 (상봉 이산가족으로)선정돼 북측의 가족을 만나고 왔는데 상심을 해서인지 두문불출하다가 돌아가셨다. 때문에 회의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마을에)있지만, 이번에는 많은 이산가족이 포함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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