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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진 對 황병서 탐색전 성과無 …오후 3시 再힘겨루기
[헤럴드경제]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시작된 남북 판문점 고위급 접촉이 23일 새벽 4시15분에 끝난 뒤 23일 오후 3시30분 재개됐다. 밤샘 협상에 이은 발빠른 2차 접촉이다. 양측 접촉 참석자들은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일단 정회한 상태에서 서로 입장을 검토한 뒤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번 판문점 고위급 접촉에는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이들의 힘겨루기 결과가 그 어느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인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회담에서 만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당시 평화의 제전에서 식사 교류로 우의를 다졌지만, 이번에는 긴장으로 치달은 남북관계를 해소할 해결사로 나서게 됐다.

두 사람은 구면이지만 현재 남북의 갈등 상황과 이들의 소신 등을 살펴보면 분위기 반전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리 측은 사죄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우리 측 대북 심리전 방송을 남북합의위반으로 지적하고 나서면서 원만한 합의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쟁점을 따지며 지리한 회담을 이어간다면 결렬 가능성이 높아 보다 큰 틀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접촉에 참가한 양측 대표들은 모두 양 측 정상의 입장을 대변할 만한 책임있는 인사들이라는 면에서 대반전의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사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선조치 후보고’의 원조로 불릴 정도로 이 정부 대북 군사관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김 실장은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선조치 후보고’ 지침을 하달했다. 이 지침은 2010년 12월 전군지휘관 회의, 2011년 3월 전방부대 중 서부전선 1군단 소속 포병여단 시찰 등 두 차례에 걸쳐 꾸준히 하달됐다.

2011년 3월 전방부대 시찰 중 김실장의 “쏠까요 말까요 묻지말고 선조치 후 보고하라. 작전은 현장에서 판단하라”는 발언은 이후 북한 도발에 대한 우리 측의 한층 강경해진 의지를 천명하는 표현으로 두고두고 회자됐다.

북한 측 대표로 나온 황병서 북한 총정치국장 또한 북한 권력서열 2위로 현재의 대치 국면을 풀어낼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당시 남한을 전격 방문해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한 발언이 새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올해 1월1일 신년사에서 “조국해방 70돌이 되는 올해에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며 황병서의 ‘대통로’ 발언을 뒷받침했다.

22일부터 시작된 양측 접촉에서는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폭넓은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새벽 청와대 대변인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남북은 고위급 접촉 초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 북한의 지뢰도발에 대응해 우리가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차로 남북은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협상에도 불구하고 최종 합의문 채택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오후 재개된 고위급 접촉의 전망도 불투명하지만 남북이 대화의 끈을 놓지않고 정회한 상태로 ‘서로간의 입장을 검토한 뒤 상호 입장 차이를 계속 조율’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남북간 대화가 이어지면서 지뢰도발(4일), 우리측의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북한의 포격도발(20일)과 최후통첩 등으로 최고조로 치달았던 한반도 긴장 국면은 한단계 수위가 완화될지 시선을 끈다. 다만 접촉 재개 와중에도 남북은 경계태세를 최고 수위로 강화하는 등 대치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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