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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스렌지 켜 놓고 외출…혹시 나도 치매 아닐까?
가스렌지에 냄비를 올려놓은 걸 까맣게 잊고 외출했다 기절초풍했다는 중년 여성, 딸 결혼식에 가려고 미장원에 갔다가 3시간이나 보내는 바람에 결혼식이 엉망이 됐다는 주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을 한번 겪게 되면 치매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흔히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는 건망증의 경우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니다. 양자를 오해하는 이유는 치매 초기에 기억력 상실이 나타나기 때문인데, 이것이 치매 초기 증세인지 단순한 건망증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말하려는 순간에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언어장애, 시간과 장소를 혼돈하는 판단력 장애 등도 건망증과 초기 치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의학적으로 건망증은 단기기억 장애 또는 뇌의 일시적 검색능력 장애다.

사람의 뇌신경 세포는 중년 이후 하루 5만~20만개씩 죽는다. 총 1000억개 이상 뇌세포 중 일생동안 약 10%쯤 죽는다. 이 때문에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남은 90%의 세포만으로도 주의집중 훈련 등을 통하면 건망증은 호전시킬 수 있다.

의학적으로 건망증은 단기기억 장애 또는 뇌의 일시적 검색능력 장애로, 주의집중 훈련 등을 통해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치매는 뇌세포가 줄어드는 것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증상으로, 초기에는 단순히 기억력 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지만, 방금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고 갑자기 아이처럼 행동하거나 감정조절이 안되며 인격이 변하게 된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현강 교수는 “예를 들면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를 잊는 것은 건망증이지만, 이를 포함해 열쇠를 찾아도 시동을 거는 법까지 생각나지 않으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망증 외에도 치매와 혼동되는 경도인지장애를 구체적인 예로 다시 풀어보면, 기억력의 경우 친구들과의 약속을 깜빡하지만 약속한 사실은 나중에 기억하는 경우는 건망증, 친구들과 약속한 사실조차 잊고 언제 약속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경도인지장애, 친구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

계산능력에 있어서 물품을 구매한 후 계산할 때 한참 걸리면 건망증, 물품 구매 후 계산할 때 얼마를 줘야 할지 모른다면 경도인지장애, 물품을 구매했는지 모르면 치매에 해당한다.

인지력에 있어서 식사를 위해 밥상을 차려 놓고 외출준비를 하다가 밥상을 차려놓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다면 건망증, 밥상을 차려 놓은 사실을 잊고 외출 후 다시 집에 왔을 때 밥상을 누가 차려놨을까 궁금해 한다면 경고인지장애, 밥상을 왜 차렸는지 모르고 식사를 언제 했는지 인지하지 못하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에서 치매로 가는 중간 단계라고 보면 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망증 단계에서부터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흡연은 절대 피해야 하며 과음은 삼가해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비만을 방지하고 가능한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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