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여긴 애완견에게 140억원 유산 남겨
-평소 싫어하던 손주 두 명에게는 한 푼도 남기지 않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민상식 기자］2007년 심장마비로 사망한 미국 부동산 거물 리오나 헴슬리(Leona Helmsley). 그의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사망 당시 87세의 억만장자 할머니는 자신의 핏줄보다 애완견에게 더 많은 돈을 물려줬다.
유언장에 따르면 40억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의 대부분은 자신이 설립한 동물보호재단에 기부돼, 동물을 위한 복지 사업에 쓰인다. 평소 자식처럼 여긴 애완견 ‘트러블’(Trouble, 말티즈 종 암컷)에게는 1200만달러(약 140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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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리오나 헴슬리 |
유족으로는 남동생과 손주 4명 등이 있었다.
남동생(앨빈)에게는 트러블이 죽을 때까지 돌봐주는 조건으로 1500만달러를 쥐어줬다.
네 손주 중 두 명에게는 아버지의 묘지를 일 년에 한 차례 이상 찾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각각 500만달러를 남겼다.
그러나 다른 손주 두 명(크레이그, 미건)에게는 한 푼도 상속하지 않았다. 생전에 손주 두 명을 경멸할 정도로 싫어했던 헴슬리는 유언장을 통해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 둘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크레이그와 미건은 “할머니가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며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법원은 애완견 트러블의 유산을 200만달러로 대폭 줄였다. 대신 크레이그와 미건에게는 총 600만달러의 상속이 결정됐다.
우리 돈으로 20억원이 넘는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트러블은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한 호텔 지배인의 보호를 받으며 호화로운 여생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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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화로운 여생을 보낸 애완견 트러블 |
트러블은 매년 우리 돈으로 1억2000만원을 사용했다.
털 손질에 연간 8000달러(약 940만원), 사료에 매년 1200달러(약 140만원), 납치 및 살해를 피하기 위한 경호비용 등으로 해마다 6만달러(약 7000만원)를 썼다.
트러블은 특히 호텔 주방장이 요리한 신선한 닭고기와 야채를 은식기에 담아 먹었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개목걸이를 착용하기도 했다.
2010년 12월 트러블은 12살의 나이로 죽었다.
헴슬리는 트러블이 죽은 뒤 자신과 남편(해리 헴슬리)이 함께 안장된 가족묘에 트러블을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 부부가 안장된 묘지는 뉴욕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동물의 묘를 허용하지 않는 해당 묘지의 원칙에 따라 결국 트러블은 화장(火葬)됐다.
모델 출신인 헴슬리는 1972년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부호 해리 헴슬리와 결혼했으며 남편이 사망하자 그의 전 재산을 상속받았다.
그는 생전 직선적인 성격으로 유명했다. 성질이 급하고 호통치기 좋아하며 직원들을 그 자리에서 해고하곤 했다.
그는 특히 “세금을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1988년 탈세 혐의가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아 18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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