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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시장, 그릇 넘치나…청약미달·미분양‘경고등’
올해 여름 분양시장이 유별나다. 건설사들이 연내에 분양 계획량을 소진하기 위해 쉴새없이 분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분양 걱정으로 장기간 묵혀뒀던 일부 지역의 사업장들도 올해 분양에 들어가면서 공급량은 더 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저금리와 전세난, 청약제도 개편 등의 호재가 겹치며 올해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만 내년 이후에도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연내 물량을 털어낸다는 생각으로 하반기 예정된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총 5만3588가구가 분양됐다. 분양 성수기인 지난 4월(5만3118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올해 월별 분양물량 가운데 가장 많다. 이달에는 5만9744가구 가량이 분양을 앞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사업장에선 분양 시점이 9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음을 감안해도 올해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는 하반기 예정 물량을 포함해 올해 전체 분양 실적을 43만 가구로 집계했다.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다만 공급이 불어나면서 이상신호가 감지된다. 승승장구하던 청약에서 미달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단지(임대 포함)는 총 87곳이었다. 이 가운데 33% 정도인 29개 단지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거나 분양가격이 높았던 곳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지난달 말 청약접수가 있었던 일신건영의 ‘송산그린시티 휴먼빌’, 신원종합건설이 용인에서 공급한 ‘남죽전 신원아침도시’, 현대산업개발의 ‘포천 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84㎡ 이하의 중소형으로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받지 못했다.

미분양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예단할 순 없지만, 최소한의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국토교통부에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5월 이후 두달 연속 증가했다. 6월에는 3만4068가구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크게 늘어난 분양 물량은 2년 뒤 입주물량 증가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신규 입주물량은 전세난 해소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치면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분양권 전매가 상당히 많은데 그만큼 분양시장에 투기ㆍ투자 수요가 많다는 의미”라며 “당장 분양은 되더라도 입주 시점에 소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만3000여가구 수준인 민영 아파트 입주물량은 내년엔 20만7000가구, 2017년엔 26만8000여가구로 가파르게 증가한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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