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있는 연구개발특구, 즉 이노폴리스(Innopolis)는 지난 2013년,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과학기술 심장부로서 그동안 특구내 소재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대한민국을 우뚝 세우기에 혼신을 힘을 다해왔고 눈부신 경제성장의 주춧돌이 되었다. 이처럼 대덕연구단지 태동과 함께한 연구원들도 창립 40주년을 속속 맞고 있다. ETRI도 내년이 창립 40주년이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이후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만 받던 잿더미 나라에서 한강의 기적을 거쳐 이젠 당당히 원조를 주는 선진국으로 탈바꿈 되었다. 인류 역사 이래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나라는 없었다. 아마도 이번 대덕을 찾는 세계의 과학 각료들은 이처럼 신비스럽고 역동적인 과학강국 코리아에 많은 관심과 더불어 한편으론 부러워 할 것이다.
대덕에는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약 3만여 명의 과학기술자가 있다. 매년 우리의 과학기술을 배우러 찾아오는 나라만 해도 족히 50여 개국이 넘는다. 현재 기술을 배우거나, 학생, 연구를 위해 상주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 및 연구원만도 1만여 명에 달한다.
특히 많은 나라의 과학정상들이 관심을 갖는 부문은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일 것이다. ICT강국이라는 명성답게 국제기구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각종 통계조사에서 대한민국은 항상 수위를 달린다. 뿌리 깊은 역사와 세계적 신뢰도를 자랑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ICT 발전지수를 매년 발표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2위를 차지했다. 이에 앞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속 4년동안 1위를 했다. 비록 선두 자리를 덴마크에 내주기는 했지만 진보적 모습이다. 또한 UN이 회원국들의 전자정부 준비상태를 비교한 UN 전자정부 평가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위를 차지했다. 오늘날 우리가 손쉽게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서류를 가정이나 회사서 간단히 뗄 수 있는데 핵심기술은 ETRI도 한 몫 한바 있어 기쁘다.
필자는 지난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과 광복 70주년 기념 연구 성과 전시회를 찾아보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대한민국의 과거를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우리는 경제를 살리고 인프라를 형성하는 등 빛나는 성공을 이루어 냈다. 그래서 더 더욱 세계 각국의 과학기술 장관들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성과, 미래 연구방향에 관심이 클 것이다.
이제 과학기술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키가 되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오는 과학기술 장관 중에는 대한민국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과학기술 부국의 대명사로 우리를 이해시킬지 우리 모두 고민도 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번 회의가 앞으로 10년 동안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정하는 자리인 만큼 리더들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대전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전 인류의 이익을 도모하는 국제적 약속이 대한민국에서 탄생한다면 뜻 깊을 것이다. 과거 유엔환경회의에서 채택한 ‘리우선언문’이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오늘날까지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대전선언문이 앞으로 과학 분야를 밝힐 등불이 될 것을 상상하면 가슴 벅차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의 위상이 올라가고 대전은 ‘첨단과학기술의 도시’라는 이미지로 전 세계인에 새겨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