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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家, 경영권 분쟁 일주일]신동빈‘그룹내부 장악’vs 신동주‘친족세력 규합’사활
입국하고 출국하고…롯데그룹 국면전환 기로
신 전부회장, 잇단 여론폭로전 정통성 공세
신 회장, 일본주주 지지 앞세워 반격 본격화
최악의 경우 주총 표대결-소송전 비화 예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출국, 차남 신동빈 회장의 입국으로 국면 전환의 기로에 섰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의 주주 및 이사진을 포섭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신 회장은 한국에서 그룹 내부를 단속ㆍ장악하기 위한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과 소송전으로까지 비화될 상황에 놓인 이번 분쟁이 파국을 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의 입국과 신동주(오른쪽)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출국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 돌아온 신 회장은 경영자로서 조직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우호 세력 규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DB]

▶‘여론전’신동주, 오히려 역풍맞아=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 데 힘을 썼다.

지난달 29일 신 전 부회장 입국 이후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 내외,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삼촌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이 잇따라 입국했고, 한국에는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총수 일가가 결집하는 모양새가 펼쳐졌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메시지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여론전을 펼쳐나갔다. 지난달 30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들어간 ‘신동빈 해임’ 지시서를 공개했고, 이틑날에는 같은 내용이 담긴 신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 파일을 언론에 전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대국민 입장 발표가 담긴 동영상까지 공개함으로써, 자신에게 그룹 승계의 정통성이 있음을 주장했다. 이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 한국롯데홀딩스(일본롯데홀딩스를 잘못 말한 것으로 보임)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며 “저를 배제하려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잇따른 폭로에 경영권 분쟁의 구도가 ‘신동빈 대 나머지 총수 일가’로 변하면서, 신 회장은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대신 일본 내에서 주주와 이사진을 확실한 지지 세력으로 만드는 데 힘을 썼다. 그룹 경영권을 차지하는 데 실질적으로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는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3일 신 회장이 귀국하는 것은 그러한 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총 대결, 소송전 예고… 신격호, 모든 카드 잃었나=장ㆍ차남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 위한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서, 분쟁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로 향해 가고 있다.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서로 우호지분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롯데홀딩스 지분구조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주총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주총 개최와 안건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이사회의 결의 과정이 필수적인데, 신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회장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주총 안건으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것’만을 계획하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사 교체’까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신 전 부회장 측이 요구하는 안건이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으로 이어져 사태는 장기화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인 이미 그룹을 통제할 수 있는 모든 실질적인 수단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홀딩스 이사진 ‘손가락해임’, ‘신동빈 해임’ 지시서 등 신 총괄회장이 취한 행동들이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아무 실질적 효력 없는 여론전에만 치중하는 것으로 봐서, 그 외에는 내세울 카드가 없는 것 아닌가 싶다”며 “신 총괄회장이 그룹에 대한 독단적인 지배권을 갖고 있었을 때는 말만으로 모든 것이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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