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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리보다 고길동이 더 불쌍하다면? 만화가 박광수가 전하는 진심

8,90년대에 만화 아기공룡 둘리는 그 당시 어린이들이 가장 열광했던 최고의 인기 애니메이션이었다. 귀여운 외모의 둘리를 비롯해 또치, 도우너, 마이콜 등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엉뚱발랄한 일들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고 행여나 둘리가 위험에 처하면 내 일처럼 마음이 아파지곤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다시 본 둘리는 더 이상 귀엽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저 갑자기 들이닥친 둘리에게 매번 놀림 받는 고길동이 더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린 시절에는 둘리를 통해 내 모습을 봤는데 이젠 고길동 씨를 통해 내 모습을 본다”며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는 만화가 박광수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거의 반백년을 살아온 박광수 작가가 이제야 조금은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있는 에세이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예담 출판사)는 인생을 어느 정도 경험해 본 인생 선배로서의 진솔한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노약자석에 앉을 때마다 주변의 눈치를 본다는 건 아직 내가 스스로 젊다고 생각한다는 방증이라고 재미있는 해석을 내놓는가하면, 삶은 언제나 ‘도중’이라며 완생과 미생이라는 이분법 안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지금의 실패나 성공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며 차분히 다독여주기도 한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자조 섞인 후회를 털어놓기도 하고 1등보다 행복한 꼴찌가 더 좋은 것이라는 삶의 진리를 담담하게 읊조리는 박광수 작가의 진심은 20여년 전 ‘광수생각’ 보다 훨씬 진솔하고 현실적이다. 

“어차피 힘든 나날들, 위로 따윈 필요 없어. 어떻게든 난 버텨낼 테니까”라는 박광수 작가의 메시지는 힘든 삶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더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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