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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들의 성적평가 개편 경쟁…학생들은 “이해 안돼”
[헤럴드경제]대학들이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성적평가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 생기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는 지난해 말 ‘강좌별 평균 점수를 B0(평점 3.0) 이하로 맞추라’는 지침을 내렸다가 학생들의 반발로 철회했지만, 지난 학기 경영대가 여러 단과대 중 홀로 이 지침을 맞춘 것을 두고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해 2학기 성적 평가를 앞두고 ‘평점 B0’ 지침을 일부 실험, 실습 강의를 제외한 모든 수업에서 지키라는 내용의 ‘성적평가 협조요청문’을 각 단과대에 보내 학생 사회의 반발을 샀다.

당시 총학생회는 6175명의 반대 서명을 받았고, 학교 측은 결국 이를 공식 취소했다.

경영대는 “수업별 평점이 낮게는 2.3, 높게는 4.0까지 분포된 문제를 해결하려고 교수진이 논의해 평점 B0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호창 경영대학장은 “어떤 수업에서는 학점을 선물처럼 주고 어떤 수업에서는 너무 짜게 줘 수업 선호도가 학점에 좌지우지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학교가 평점 B0 안을 제시해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장은 “단과대별로 교육과정이 달라 학점을 어떻게 매길지는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며 “이를 홈페이지에도 공고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학장과의 대화 등에서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한 경영대 학생은 “학생들이 다양한 경로로 이 제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지만 교수진의 의지가 완강한 데다 더 이상 마찰을 빚었다가 수업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우려돼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총학은 현재 한 단과대만 이같이 다른 방식의 성적평가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대응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강필준 부총학생회장은 “이전처럼 서명 운동을 벌여 반대할지는 학생들의 뜻이 어떤지 알아본 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반대에도 올해 1학기 대다수 과목에 상대평가를 도입한 한국외대에서는 최근 총학생회가 변경된 성적평가 방식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고자 학생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472명의 53%인 252명이 ‘변경된 성적평가 방식의 취지가 이해되지 않고, 실효성이 없거나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 54%(255명)가 ‘절대평가 수업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는 51%(243명)가 ‘원어 강의나 언어 수업 등에서 선행학습자들과의 차이가 있어도 학습 의욕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동규 총학생회장은 “외대라서 어문계열 수업이 많아 선행학습자와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를 고려해 성적을 매겨야 하는데 학교가 외부에서 요구하는 획일적인 기준만을 따라 아쉽다”며 “피해 사례를 수집해 학교에 지속적으로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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