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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체류’ 롯데 신동빈 회장, 회심의 반전 노리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버지와 형을 내쫓고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삼키려 하고 있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현재까지 그런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 머무르며 이렇다 할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상황을 정리할만한 회심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30~31일 일본에서 입국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의 잇따른 발언으로 현재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판세는 신 전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라’는 내용이 담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를 공개하며, 자신이 아버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후계자임을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또 “아키오(신동빈 회장)도 (일본 롯데 사장직을) 그만두게 했잖아”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파일도 공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장남이 한일롯데를 다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를 해임한 것은 도덕성으로 봐서 이상한 짓”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에게 유리한 정황들이 구체적 증거를 통해 공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한국롯데 측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롯데는 “지시서와 육성파일의 신빙성이 의심된다”, “신선호 사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는 식의 방어적인 대응만 할 뿐, 적극적 공세는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신동빈 대 나머지 총수 일가’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여론도 점차 장남인 신 전 부회장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번 사태를 ‘신동주의 쿠데타’라 규정했던 이들도, 점차 ‘신동빈의 쿠데타’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롯데 측은 신동주 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쪽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며 다툼을 벌이는 것은 외부에서 보기에 가족 간, 형제 간 다툼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을 것”이라며 “확실하게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단계가 됐을 때 모종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선친 제사 때문에 가족들이 속속 한국으로 귀국하고 있는 와중에, 신동빈 회장만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상황을 확실히 매조지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그룹 내부 분위기를 다잡으며, 자신의 우군이 될 수 있는 세력을 모으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업이 마무리된 후에야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오는 3일 귀국할 예정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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