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파트 나분(나눠 분양)이 좋을까, 합분(합쳐 분양)이 좋을까
-건설업체 분양 전략 고민 속 부동산시장 성적표 촉각
-탕수육 부먹(부어먹기)-찍먹(찍어먹기)처럼 어려운 이슈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탕수육을 먹는 방법을 놓고 식도락계에서는 각각 일명 ‘부먹(부어먹기)’과 ‘찍먹(찍어먹기)’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펼쳐지곤 한다. 부어먹는 사람, 찍어먹는 사람, 기호가 나뉘는 탓이다. 아파트 분양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란이 있다. 바로 ‘나분(나눠 분양)’과 ‘합분(합쳐 분양)’ 논란이다.

분양업계에서 주류는 ‘나분’이다. 수천가구의 대단지를 분양할 때 1차, 2차 등으로 나눠 분양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방법이다. 시장이 안좋을 때 대단지 물량이 한꺼번에 미분양으로 전락하는 위험부담을 덜 수 있어 선호된다. 또 1차의 성공, 또는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2차와 3차 분양의 시기를 조절하거나 옵션을 차별화하는 등 차후 대응전략을 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합분’ 또한 없지는 않다. 오히려 분양의 정석은 합분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된다. 합분을 하게 되면 수천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할 수 있어 주변에 2, 3차 공사에 따른 소음이나 분진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1차 분양 성공으로 2차나 3차 분양 때 떴다방이 출현하고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는 등 분양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는데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도 합분의 장점이다. 주로 시장이 좋아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을 때 채택되는 분양 방법이다.

GS건설은 경기도 평택 동삭2지구 64만2279㎡ 부지, 총 5개 블록에 5705가구의 미니신도시급 대단지를 짓기로 하면서 나분을 택했다. 지난달 10일 총 5705가구 중 1차(1849가구)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를 오픈, 16~17일 1~2순위 청약을 받고,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29~31일 3일간 계약을 진행했다. 1차 분양이 끝나면 향후 2차와 3차에 걸쳐 총 5705가구를 순차적으로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분양 관계자는 “나눠서 분양하면 1차 성적에 따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며 “분양 마케팅 비용도 1차가 잘되면 2차, 3차에서는 줄일 수 있다. 안정적인 분양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5월 분양한 4079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대단지 한강센트럴자이 역시 1차와 2차에 나눠 분양해 좋은 성적을 얻었다.

대우건설 역시 작년 6월 1862가구의 대단지 양주신도시 푸르지오 분양에 나서면서 총 3차에 나눠 분양하는 방식을 채택, 높은 계약률을 보이며 성공을 거뒀다.

반면 대림산업은 오는 10월 용인시 처인구 남사지구에서 미니신도시급인 6800가구 분양을 앞두고 합분을 택했다. 총 7개 블록으로 이뤄진 이 사업장을 한날 한시에 모두 청약받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 현상에 놀라워하면서도 “대림산업이 내부적으로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초대형 단지가 한꺼번에 입주한다는 점에서 나눠 분양하는 것보다 필수 생활 인프라를 갖추기 쉬워 초기 입주자 편의성이 높을 것”이라며 “주변 시세에 비해 경쟁력 있는 분양가를 책정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