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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령 논란발언…日 “언니랑 싸웠나” “용감한 현자”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그런 솔직한 말을 하면 한국에선 목숨이 위태롭지 않나.” “언니(박근혜 대통령)와는 역시 사이가 안 좋은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 근령(61) 씨가 제국주의 시절 전범행각에 대해 반성과 사죄 의식이 없는 일본의 입장을 옹호하는 돌출발언을 해 국내외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상에선 극우 성향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는 일본 네티즌들이 이에 동조하며 한국을 조롱거리로 삼고 있어 ‘나라 망신’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박근령 씨는 지난 30일 일본의 포털사이트인 니코니코와 특별대담에서 “일본에 (과거사 문제) 사과를 자꾸 얘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천황까지 합해서 네 번이나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는데 …”라고 말했다. 또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참배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라고 이야기 했다”며 “‘나쁜 사람이니까 묘소에 안 찾아갈거야’ 그게 패륜이라는 것”이라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발언 사실이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국내에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우익매체 산케이신문은 이날 오후 ‘야생에서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을 발견한 베어 그릴스’처럼 재빨리 이를 인용보도했다. 근령 씨를 ‘지금까지도 일본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등 한일 관계에 긍정적인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박 대통령과 근령 씨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2013년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청와대에서 근령 씨를 의도적으로 멀리하며 박 대통령과 근령 씨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면서, 근령 씨의 결혼을 박 대통령이 반대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산케이신문의 이 보도는 인터넷상에서 31일 오전 9시 현재 1000명 가량의 일본 네티즌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우려되던대로 공감과 지지를 많이 받은 댓글 대부분 박근령 씨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이를 빌미로 덩달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과거사 사과 요구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일본 네티즌 ‘KENXXX’는 “놀랄 만큼 냉정한 정론인데, 당신(근령 씨) 입장에서 그런 말을 해도 괜찮은가(びっくりするほど冷静で正論だけど・・・大丈夫なのか?あなたの立場でそんなこといっちゃって?)”라는 의견을 올려 일본 네티즌들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다.

다른 네티즌은 “옳은 이야기인데, 자매끼리 사이가 나쁜 것인가(正論なんだけど 姉妹の仲って悪いのかな)”라는 의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시종일관 대일 외교 기조에서 ‘일본 정부의 과거사 사과’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근령 씨는 이와 정반대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한 언급이었다.

“살해당하지 않도록, 밤길을 다닐 때 주의해 주세요. 진짜로(殺されないように、夜道はお気をつけてくださいね。マジで)(아이디 il64XXX)”라며 근령 씨가 ‘양심발언’을 한 탓에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는’ 한국에서 습격당할 것을 ‘걱정’해 주는 목소리도 있었다.

나치의 전쟁 범죄 행각에 대해 끊임 없이 사과와 물질적 배상을 이어가는 독일과 비교할 때, 일본 정부는 한번 사과했으면 끝이니 더 이상 죄인 취급 말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독일은 나치 연루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찾아내 재판대에 올린다. 반면 일본은 세계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인광 조상’을 애국자로 여겨 신사에 합장해 놓고 추모한다.

박근령 씨의 이번 발언은 이런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은커녕 합리적이고 인륜적이라고 지지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 사태에 관해 근령 씨가 어떤 해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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