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는 지난 2013년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꾸준하게 주식을 매집하면서 형제의 난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했던 곳이다. 이를 계기로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 밖으로 밀려났으며, 그 결과 일본 롯데 그룹 계열사의 주요 직무도 내려놓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올 정도로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상징적인 행위였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의 지분을 집중적으로 늘린 기간은 2013년부터이며, 2014년 중순까지도 지속적으로 매집했다. 그가 롯데제과 주식 매집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와 관련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 중에서도 신 총괄회장의 후계 의중이 신 회장 쪽으로 기울자 신 부회장이 독자적인 대응에 들어간 것이지 않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지분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는 의미가 상당하다. 특히 신 전 부회장 측이 롯데제과를 장악할 경우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독자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롯데제과의 지분 구성을 보면 신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 매입 목적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롯데제과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은 3.95%에 그친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5.34%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 신 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참한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롯데제과와 관련해 신 이사장은 2.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 이사장이 이끄는 롯데장학재단은 8.69%, 롯데장학재단이 2대주주인 대홍기획은 3.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6.83%)과 지분까지 동원하게 되면, 신 전 부회장의 우호 지분은 21%를 넘게 된다. 이는 롯데제과의 최대주주인 롯데알미늄 지분(15.29%)과 신 회장(5.34%) 지분을 합친 것보다 많다.
물론 롯데제과 특수관계인 중에 신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호텔롯데(3.21%), 롯데건설(1.34%) 등의 지분을 감안하면 여전히 신 회장 측이 앞서지만, 그리 큰 차이도 아닌 것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지분 매입 목적은 오너 관련된 이야기어서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며, “다만, 일본 롯데의 경우 제과 사업 중심이어서 롯데제과와 시너지 효과를 감안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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