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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남의 난’ ‘형제의 난’ ‘왕자의 난’..경영권 분쟁 이름은 어떻게?
[헤럴드경제=박승윤 기자] ’형제의 난(亂)‘ ’왕자의 난‘ ’숙부의 난‘...

재벌그룹 오너 일가의 후계 경영권 분쟁엔 이름이 붙여진다. 물론 언론에서 붙이는 이름이다.

정치적인 사안에 ‘000게이트’라고 명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27~28일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반란‘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반격‘이 이어진 후계 싸움을 언론들은 ’형제의 난‘ ’장남의 난‘ 등으로 명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작년말 (주)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 임원에서 해임된데 이어 지난 1월 일본 롯데홀딩스의 부회장에서도 물러난 후 반년만인 지난 27일 93세의 아버지를 앞세워 신동빈 회장을 해임토록 한 것은 일종의 ’쿠데타‘였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하루 만에 롯데홀딩스의 정식 이사회를 개최해 전날 신 총괄회장의 결정을 무효화하고 오히려 아버지를 총괄회장에서 해임,명예회장으로 2선에 물러나게 함으로써 쿠데타를 진압했다.

경영권 다툼을 명명하는데도 일정한 룰이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생기겠지만 표면적으로는 분쟁을 일으킨 쪽에 ‘난’을 붙인다. 이번 롯데그룹의 분쟁은 ‘신동주의 난’인 셈이다. 그가 장남이어서 ‘장남의 난’이라고도 한다. 신동빈 회장도 이사회를 통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사실상 롯데홀딩스 경영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난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 ‘형제의 난’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간에 벌어진 분쟁은 ‘숙부의 난’으로 불린다. 정 KCC 명예회장이 조카인 정몽헌 회장 사망 후 2003년 현대그룹을 인수하겠다며 조카며느리 현 회장과 지분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양측은 반전을 거듭하는 경영권 분쟁을 겪다가 현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현대가의 마지막 가신(家臣)’으로 불리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은 2005년 개인 비리 혐의가 드러나  ‘가신의 난’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김 부회장은 같은 해 10월 현대그룹을 떠났다.

2000년 당시 정몽구 옛 현대그룹 회장이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인사조치하고 동생인 정몽헌 회장이 이를 보류하면서 촉발된 현대가의 형제간 갈등은 ‘왕자의 난’으로 일컬어진다. 이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왕(王)회장’으로 불리면서 그의 두 아들이 자연스레 왕자라는 별칭으로 불린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재벌가의 경영권 다툼은 대부분 선대의 기업 승계 과정에서 자식들끼리 치고 받는 가운데 벌어지기 때문에 ‘형제의 난’이 많다.

삼성그룹은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지난 2012년 동생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유산 소송을 제기했다가 법정 소송에서 패하면서 갈등이 잦아들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당시 회장에게 반기를 들어 ‘형제의 난’을 겪었다.

금호가의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간 형제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고, 효성그룹도 조석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간 분쟁이 현재진행형이다.

parks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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