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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해주세요!] ‘썸’조차도 탈듯 말듯…연애없는 연애예능 ‘썸남썸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SBS ‘썸남썸녀’는 설 특집 파일럿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며 화요일 밤 11시에 안착한 프로그램이었다.

지난 4월 28일 첫 방송, ‘진정한 연애’를 종착역으로 혼기 꽉 찬 남녀 연예인들의 관찰카메라를 담았다. 첫 방송 당시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흔해빠진 짝짓기 프로그램을 연상시켰던 제목과는 달리 프로그램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연애의 출발점으로 봤다. 자기검열에 능했던 연예인들은 자신을 내려놓고 가족사와 과거사를 고백했다. 검열을 거치지 않고 터져나온 배우 윤소이의 고백은 이 프로그램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미 방송가엔 ‘연애 교과서’를 자처하는 다양한 이론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이를 테면 ‘실전편’이었던 ‘썸남썸녀’는 그런데, 막상 실전에 돌입하자 보여준 것이 없다. 

‘썸남썸녀’는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꾸준히 했다. 육아도 체험하고 김장도 담갔다. 요리대결도 벌인다. 물론 소개팅과 미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애를 하겠다는 예능이 난데없이 체험판 예능으로 돌변하는 것은 60분의 분량을 채우기 힘들었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소개팅을 하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서로가 서로의 상태에 대해 조언을 해주며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 했으나 발전이 없었다. 심형탁은 상대의 거절을 눈치 빠르게 알아차리지 못했고, 여자 연예인들은 어떤 이유로든 연애로 이어지는 것이 쉽지 않았다. 혼기 꽉 찬 여자 연예인들과 일반인 남성들의 소개팅은 심지어 썸의 언저리조차 가지 못했다.

어찌보면 이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남녀의 모습과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썸’이 ‘썸’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거절이 거절인 것도 눈치채지 못하며, 나이가 됐든 경제력이 됐든 외모가 됐든 여러 이유들이 자신 안에 쌓여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때문에 한 예능PD는 “연애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진정성이 바탕해야 한다. 리얼리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소개팅을 하고 미팅을 하는 과정에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판타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당한 ‘판타지’로 연애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배려가 TV 시청자에겐 필요하는 의미다.

‘진정한 사랑’ 찾기는 커녕 지난 4개월 내내 자신을 찾기에 바빴던 ‘썸남썸녀’의 최종회에서 출연자들은 한결같이 “닫혔던 마음이 열리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닫혔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 4개월이었다. 연애와 결혼에 성공하기 위해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면, 제작진의 기획은 애초에 어긋났던 셈이다. 이러니 연예인들의 진짜 연애와 사랑을 기대했던 시청자가 떠날수 밖에 없다. 최종회 시청률은 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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