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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포비아’는 단순 기우?…먹을 건 먹고 쓸 건 썼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메르스 포비아’는 단순 기우였던 것일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도, 한국경제도 무너졌다’고 아우성이었지만 정작 소비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던 6월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보다 오히려 늘었고, 외식과 회식도 늘어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먹을 건 먹고 쓸 건 썼다는 애기다.

여신금융협회가 29일 내놓은 ‘6월 및 2분기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가 가장 컸던 지난 6월 카드사용액은 5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늘었다. 이는 전년도 카드승인금액 증가율 5.2%를 3.4%포인트 상회한 것으로 카드소비만 놓고 보면 메르스로 인한 소비 급락이 기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간을 늘려 메르스 영향권에 들어갔던 5월하순부터 6월이 포함된 2분기 카드승인금액도 157조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했다. 공과금 업종을 제외하고도 2분기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은 5.8%에 달해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메르스로 인한 소비급락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1%포인트 가량 떨어졌다고 분석했지만, 소비현장에선 오히려 돈을 더 썻다는 것이다.

특히 메르스 공포로 외식은 물론 회식조차 없앴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일반음식점에서의 카드 사용액은 오히려 늘었다. 개인의 일반음식점 승인금액은 전년동월 대비 3.7% 증가했으며, 법인카드의 일반음식점 사용액은 무려 10.2% 늘었다. 메르스 공포에도 외식과 회식은 줄지 않았던 셈이다.

다만, 메르스로 인한 영향은 업종별로 또는 권역별로 명암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메르스로 인한 소비위축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공공장소 이용을 자제하면서 놀이공원ㆍ워터파크 같은 레저타운 업종은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레저타운 업종의 6월 카드사용액은 전년 동월보다 43.5% 감소했다. 또 의료업종은 전체적으로 2.2%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종합병원이 13.8%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동네병원은 오히려카드 승인액이 4.5% 증가했으며, 마스크ㆍ손소독제 등 메르스 관련 용품 수요 영향으로 약국은 7.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의 경우에도 카드승인액이 각각 6.3%와 6.2% 감소했지만, 소규모 매장인 슈퍼마켓(14.5%)과 편의점(52.3%)은 전년 동월대비 대폭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상거래 역시 전년동월 대비 40.5% 늘었다.

김소영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교통ㆍ레저 등 일부 업종이 피해를 입었지만 카드 승인액이 오히려 증가해 예상밖의 결과를 얻었다”면서 “2분기 기준 전년대비 영업일수가 2일 증가한 탓도 있지만, 지난해 경기가 워낙 안 좋았다는 상대적인 원인도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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