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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Global] 중국 경제의 민낯을 보자
시장이 폭락하면 늘 ‘더 떨어질 것’이란 비관론과, ‘곧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이 부딪힌다. 그런데 낙관과 비관은 ‘바람’에 의지한다. 시장은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관은 최소화해야 한다. 전망(forecast)를 위해서는 사실 점검(fact check)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해 돈을 벌던 호주와 브라질의 무역수지가 최근 극도로 악화됐다. 중국으로의 원자재 수출이 줄어서다. 중국이 예전만큼 공장을 못 돌린다는 얘기다. 수요대비 설비과잉 상태란 뜻이다. 중국에서 돈을 못 벌게 되면 호주나 브라질 소비자들이 중국 제품을 살 여력도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공장은 더 많이 놀게 된다.

중국은 최근 채권시장을 외국인에 개방했다. 채권을 더 찍겠다는, 즉 빚을 더 내겠다는 의도다. 맥킨지가 지난 5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07년 45조 위안이던 중국의 총 부채규모가 2014년중반에는 172조 위안으로 7년간 4배나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82%다. 그리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과도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속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국부펀드를 동원해서라도 증시를 지탱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돈 많은 중국 중앙정부가 시장가로 주식을 사간다면 환영이다. 문제는 그냥 주식을 사면 되지, 왜 거래를 중단시키고 주주들의 주식매도를 제한하느냐다. 출구(exit)가 없으면 들어가지(invest) 않는 법이다. 공권력이 임의로 거래를 제한하면 더 이상 시장이 아니다.

중국은 최근 2분기에 7% 성장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 정부의 발표 대신 자체 조사한 성장률 지표를 사용한다. 못 믿어서다. 중국 정부는 억울하겠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장부는 아무리 정확해도 쓸모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기업 회사채의 97%가 AA등급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쯤되면 코미디다.

다행한 사실들도 있다. 무역수지는 아직 흑자다. 또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아직 국내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해외로의 자본이동과 외환시장은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외환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길 리는 없다.

종합하면, 중국 경제가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경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땀을 흘릴 필요는 있어 보인다. 경제의 얼굴인 증시가 짙은 화장을 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주식을 팔고 싶은 사람은 좀 더 팔게 놔둘 때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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