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바이오의약 생산규모는 2조7754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바이오산업 생산규모가 5.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전체 평균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
바이오의약이 전체 바이오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9%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바이오의약이 전체 바이오산업 성장을 늦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오전자 증가율이 22.5%인데 비해 바이오의약은 이의 9분의 1밖에 안 된다.
내수 판매에서도 바이오의약은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2013년 바이오의약 내수 규모는 2조9616억원으로 전년보다 5% 늘었지만, 역시 전체 평균 증가율 6.1%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크게 줄고 있는 점이 바이오의약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2013년 바이오의약 전체 투자규모는 1조306억6700만원으로 전년보다 9.8% 감소했다. 나아가 시설투자비는 전년보다 무려 63.6%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실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대기업이 2011, 2012년 실시한 대규모 시설투자가 완료되면서 상대적으로 2013년 투자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 |
이처럼 국내 바이오의약은 대기업 투자가 일시 종료되면 전체가 휘청일 정도로 취약한 구조다. 이는 사업장 규모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국내 바이오의약 관련 기업을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1~50명 미만 기업은 전체의 37.5%에 달한다. 50~300명 미만 기업은 40.1%로 300명이 안 되는 기업 비중이 77.6%나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크게 키우겠다는 통합 삼성물산 청사진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으로 정식 합병되면 이 법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를 갖게 된다. 현재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 지분 90.4%를 보유하고 있어 거대 합병법인 체제에서 바이오의약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를 생산하는 회사고,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연구개발(R&D)하는 회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20년 통합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 중 바이오 부문 기여도를 30%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오 실장도 “바이오의약은 돈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국내에 큰 규모의 바이오의약 기업은 거의 없다”며 “통합 삼성물산이 등장하면 벤처, 대학연구소, 해외기관 등과의 유기적 협력관계가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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