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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홀릭’ 꽃중년]진화 40년... 문방구 갤러그부터 스마트폰속 24시간 오락으로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게임은 IT 기술의 발전과 맥락을 같이한다. 도스로 만든 점 하나가 흑백 모니터 4벽을 치고다니는 모습에 즐거워하던 초창기 PC시절에도, 최신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사용자들과 같은 시간에 성을 공격하고 또 공격을 막아내는 지금도 게임은 당시 하드웨어 IT 기술의 모든 것을 활용한 최첨단 소프트웨어(SW)였다.

개인용 PC, 컬러TV가 나오기도 이전부터 게임은 총천연색 기술로 무장했다. 1970년대 후반 일본 게임기를 대량 복제해 공급하는 전자상가는 동내 문방구를 통해 남코의 갤러그, 타이토의 자동차 경주, 벽돌격파 같은 게임을 동내에 전파했다. 콩알탄을 뽕뽕 쏴 외계 비행체를 맞추는 갤러그, 학교앞 문방구 앞에 쪼그려 앉아 50원을 넣고 했던 탱크로 벽돌깨기 게임기 앞에 모여든 어린이들에게 화려한 총 천연색 CRT 모니터는 신세계 그 자체였다.
넷마블게임즈의 액션RPG ‘레이븐’과 모바일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

가정용PC와 콘솔이 등장한 1980년대 중후반은, 문방구 앞에 머물렀던 게임이 따뜻한 안방으로 들어오는 계기가 됐다. 영화와 TV프로그램으로까지 만들어진 닌텐도의 마리오, 지금은 사라진 대우전자가 만든 재믹스로 할 수 있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게임도 이 때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인 시대의 명작이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첨단 전자 메이커가 된 삼성전자, 또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회사 SK하이닉스의 전신 현대전자의 겜보이와 컴보이 같은 콘솔 광고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후 인터넷의 등장은 게임에게도 또 다른 도약의 계기가 됐다. 천리안, 하이텔을 통해, 몇몇 대학생들이나 즐겼던 머드, 머그 게임은, 초고속 인터넷의 빠른 대중화, 그리고 PC방의 등장과 함께 전문적인 게임사의 등장, 그리고 RPG라는 새 장르의 게임 발전으로 이어졌다. 엔씨소프트, 넥슨 같은 1세대 게임회사들이 만들어진 것도 이때다.

인터넷과 결합한 온라인 게임은 ‘게임리그’, ‘게임방송’ 같은 새로운 문화도 만들어냈다. 1998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게이머끼리 대결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활용해,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수 많은 게임채널과 전문 잡시 탄생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역시 게임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던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도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액션RPG ‘레이븐’과 모바일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

컴맹 수준의 할아버지도 모니터를 보며 고스톱과 바둑을 즐기고, 유치원생이 카트라이터를 기가막히게 운전하는 등, 게임이 10대와 20대 남성의 전유물을 넘어, 모든 연령의 오락거리로 발전한 것도 이 때 쯤이다.

그리고 21세기의 시작은 게임에 또 다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집이나 PC방 같은 고정된 장소에서나 쓸 수 있었던 컴퓨터가 전화기와 만나 ‘스마트폰’이라는 개인용 초소형 컴퓨터가 됐고, 이에 따라 게임들도 또 다시 진화한 것이다. 아주 간단한 퍼즐 맞추기가 애니팡 같은 희대의 명작이 되고, 정교한 그래픽 기술을 자랑하는 EA의 월드컵도 스마트폰으로 속속 들어왔다. 이제 게임은 진짜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전 세계인들과 동시에 함께 즐기는 오락이 된 것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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