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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그리스]“고통분담 의지 부재가…앵그리 영 반발 초래”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

무분별한 복지 확대 경계해야
北과 통합 앞둔 한국에 시사점


그리스 국민이 국제 채권단의 긴축 요구안을 거부한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결국 그리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안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오자 국내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는 한국과 사정이 달랐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무분별한 복지의 확대를 경계하고 재정 건전성을 지켜야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그리스 정치지도자들의 복지 포퓰리즘이 재정파탄을 불러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리스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제조업을 통해 수출입이 늘면서 경제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효과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라며 “재정 방만과 높은 연금 소득대체율을 보더라도 재정건전성의 의지와 연금의 적정 배분과 지속가능성의 필요성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정책동향분석실장은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그리스는 재정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그렇게 되면 화폐 가치가 떨어져야 하는데 유로를 쓰다 보니 화폐 가치가 하락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그리스 문제는 북한과의 체제 통합, 경제 통합을 앞둔 우리나라에도 시사점을 줄 순 있다”며 “남북 간 체제, 경제 통합의 위험은 상당하다.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리스 총리가 이번 사태에서 사용한 중요 키워드가 ‘존엄’이었다”면서 “그리스에서 젊은 세대들이 독일을 비롯한 EU 구제방안이 그리스 국민의 주권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인 면보다 민족주의적인 정서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앞으로 빚을 갚아야하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그리스 사태에서 보여진 앵그리 젊은층은 한국사회의 먼 미래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손진훈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그리스의 전체 실업률은 22%이지만 청년 실업률은 6월 기준 50.1%으로 2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셈”이라며 “특히 5년간의 구제금융기간 동안 젊은 층은 긴축을 강요받으며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된 상황으로 청년 취업률을 비롯한 일자리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한다”고 말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유럽팀장은 “부채수준 관리, 고통분담의 의지, 부실한 산업구조가 문제였다”며 “특히 이 가운데 고통분담의 의지가 부재한 것이 국가 위기를 불러 온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노동법이나 연금법 등에 대한 국민적 양보와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어 “우리 국민들의 경제위기의식 부재도 문제이고 국가와 가계부채 공히 관리를 철저히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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