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플앤데이터> 대승 거둔 치프라스 총리, ‘무모한 도전’ 아니면 ‘용감한 결단’ 시험대에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그리스 현대정치 150년 사상 최연소 총리인 알렉시스 치프라스(40) 그리스 총리가 정치 생명을 내건 도박에서 대승을 거뒀다.

5일(현지시간) 치러진 국제채권단 긴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갖고 협상을 이끌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그의 대국민 호소는 61%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정부의 부패로 인한 경제난과 이로 인한 오랜 긴축에 지친 국민들, 특히 젊은 층들의 마음을 절묘하게 파고든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투표 승리가 확실해지자 “위기극복이 나의 의무이며, 채무 완화가 협상 테이블에서 논쟁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과의 그리스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부채탕감을 포함한 구제금융 재협상을 이뤄내겠다는 강력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날에는 그동안 구제금융에 찬성해온 제1 야당인 중도보수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가 사퇴했다.

그리스 일간 토비마도 이 날 사설에서 “엄청난 다수가 총리에게 더 나은 합의를 협상하라는 기회를 준 것이다”고 썼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번 선거운동에서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가 곧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 표심을 보여주면 ‘48시간 이내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했다. 48시간이란 ‘시한’을 스스로 제시한 셈이다.

실제 시간도 없다. 오는 20일까지 유럽중앙은행(ECB)에 빚을 갚지 못하면 그리스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유로화 공급이 끊겨 경제가 마비될 수 밖에 없다.

그리스 국민은 치프라스 총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최대 채권자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그에 대한 불신이 깊다. 치프라스 총리 뜻대로 호락호락 서둘러 재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재협상이 일단 시작된다 하더라도 유로존이 그리스가 바라는 수준의 부채탕감을 거부해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그리스는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수순을 밟게 되고,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적인 분노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실제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그리스의 자체화폐 발행은 물론, 유로존 탈퇴에 대한 비상대책도 검토해 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경제를 되살린 영웅이 될지, 아니면 국가경제를 파탄 낸 원흉이 될 지는 그리 오래지 않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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