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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그리스] “구제금융 ‘No’”...‘미래잃은 젊음의 절규’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5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유로존 등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 제안이 부결됐다. 구제금융의 조건인 강력한 긴축에 대한 청년층의 강력한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청년실업률이 50%에 달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긴축이 시행되면 미래조차 사라질 수 있다는 청년층의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리스 내무부는 이날 개표율 95% 기준으로 구제금융안에 대해 반대 61.3%, 찬성(38.6%)의 국민투표 결과를 밝혔다.

이날 실시된 국민투표의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와 43%로 박빙이었다. 중산층 이상 부자와 전문직 종사자들은 찬성 입장이 뚜렷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긴축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청년층이 반대에 ‘몰표’를 던지면서 실제 투표 결과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 직전인 4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그리스에서는 부자와 빈자, 노년과 젊은 세대, 실업자와 비실업자 사이의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 가운데 직업이 없거나 낮은 임금을 받는 이들이 많고 (긴축을 강요하는) 유럽 에 저항할 준비가 더 잘 돼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리스의 청년실업률은 49.7%에 이른다. 5년간의 구제금융기간 동안 젊은 층은 긴축을 강요받으며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했다. 진학도 취업도 포기해야 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그리스 정부가 투표를 앞두고 부결을 유도하는 여론전을 공격적으로 벌인 것도 젊은 층의 몰표를 이끌어낸 원인으로 꼽인다.

그리스 정부는 부결이 확정된 직후 채권단에 부채탕감 등을 포함한 새로운 구제금융 협상을 제안했다. 치프라스 총리 등은 48시간 내 재협상 타결을 장담하기도 했다.

유로존은 6일과 7일 긴급 재무장관 회담과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어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대응방법과 그리스 정부의 재협상 제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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