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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해주세요!] 위너 남태현, 문제작(?) ‘심야식당’의 화룡점정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부 아이돌(이준ㆍ육성재)이 출중한 연기 실력을 선보이자 브라운관은 드디어 ‘연기돌 전성시대’가 왔다고 착각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간 높아졌던 눈높이를 단번에 끌어내린 아이돌이 지상파 드라마에 등장했다. 아이돌그룹 위너 남태현이다.

지난 4일 밤 12시 20분 SBS를 통해 마침내 한국에 상륙한 ‘심야식당’은 ‘잘 해봐야 본전’인 일본 원작의 리메이크 드라마다.

그간 실패 사례가 숱했다.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해 지난해 방송된 ‘내일도 칸타빌레’(KBS2)는 원작의 폭발적인 인기만큼 비난의 화살을 받아냈다. ‘충무로 대세배우’ 심은경의 과장된 연기는 ‘노다메’ 캐릭터를 잘못 해석했다는 비난을 샀고, 이후 조금 힘을 빼니 ‘노다메’의 매력이 살지 않는다는 원성을 샀다.

‘심야식당’ 역시 ‘노다메 칸타빌레’ 못지 않은 마니아를 가진 드라마다. 원작 만화(아베야로)만 47만부를 팔아치웠고, 드라마로는 세 번째 시즌까지 제작됐으며, 영화로도 개봉해 무려 6년간 일본은 물론 한국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심야식당’의 문이 열리자, 갖가지 문제들이 도마에 올랐다. 그 가운데 화룡점정(?)을 찍은 건 일부 배우의 연기력이다.

아이돌그룹 위너의 멤버 남태현은 ‘심야식당’에서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1회의 포문을 열었다.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로 근근히 생활하는 바르고 건실한 소년, 싫다는 불평 한 마디 없이 매사에 성실하고 착한 미래의 희망이다.

어느 순간에나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소년 민우의 해맑은 모습은 남태현의 순수한 얼굴에 잘 녹아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30분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 안에서 남태현은 시청자를 수없이 들었다놨다.

특히 드라마에선 꽤 큰 감동을 줘야했었던 부분인 민우가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남태현의 연기는 완전히 찬물을 끼얹었다. 심야식당을 찾은 이후 자신의 외로운 마음이 위로받고 치유됐다는 고마움을 전하는 장면이었다.

감동은 커녕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는 딱딱한 표정은 안면마비를 의심케하고, 부정확한 발음과 발성에 대사 전달력은 수준 미달이었다. 역대 최악의 발연기로 꼽힐 만했다. 급기야 네티즌은 이 장면을 패러디한 영상까지 만들었다. “사실 그동안 불행이니 행복이니 느낄 겨를도 없었다”면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만 같았다”는 대사는 사냥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네티즌은 “지금 네가 대본에서 허우적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원작 마니아가 판을 치는 작품이다. 잘 해봐야 본전인 드라마다. 원작의 정서까지 품었던 국내팬들에게 ‘심야식당’의 한국화 과정은 캐릭터와 음식, 세트 등의 재해석이 갖가지 지적을 받은 상황에서 주요인물의 연기까지 도마에 오르니 빠져나갈 구멍까지 막혀버렸다.

남태현의 연기 경험은 이번이 두 번째다. 웹드라마 ‘0시의 그녀’를 통해 첫 주연을 맡은 이후 ‘심야식당’을 통해 단번에 지상파 드라마로 올라탔다. 지상파 첫 입성은 남태현으로서는 참패인 셈이다. 지난 2일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승우는 남태현에 대해 “많은 시간 준비를 했고 혹독한 트레이닝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하다는 걸 연기하면서 느낀다”며 “촬영장에서의 순간 몰입이 뛰어난 점이 아주 기특하고 귀엽다. 좋은 친구를 만나 드라마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태현의 탄탄한 기본기와 순간 몰입도를 시청자가 읽어내는 것은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달랐기 때문일까. 아무리 ‘다시보기’를 반복해도 남태현의 연기는 프로의 세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함량 미달이다. 남태현의 존재가 원작 마니아들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심야식당’에 큰 힘이 되기엔 다소 역부족으로 보인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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