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슈기획]'심야식당' 우리는 이런 드라마를 기다렸다
'심야식당'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기대와 우려가 있었지만 한국 정서는 더하고 일본 드라마의 장점을 살렸다. 오랜 만에 사회에 지친 시청자들을 제대로 위로해 주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4일 오후 방송한 SBS '심야식당'에서는 민우(남태현 분)의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민우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머니는 사고로 돌아가셔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란 인물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넉넉치 않는 살림으로 고양이 인형탈을 쓰고 호프집 전달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낸다.



이날 민우는 '심야식당'을 찾아서 끼니를 해결했다. 마스터는 민우의 딱한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식사값으로 1000원을 받았다. 이후 민우는 '심야식당'을 매일 찾게 됐다.

류(최재성 분) 역시 '심야식당'을 매일 찾는다. 류는 마스터에게 가래떡을 구워달라고 부탁했고, 마스터는 가래떡과 김을 내줬다. 가래떡과 김은 류의 추억의 음식이지만 민우에게도 어려서부터 외할머니와 함께 먹었던 기억이 담긴 음식이었다.

검정고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던 민우는 전단지를 돌리던 중 쓰러졌다. 우연히 이 모습을 본 류는 민우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갔다. 두 사람은 '심야식당'의 인연을 밖에서 한 번 더 이어가게 됐다. 류는 몸이 약해진 민우를 위해 마스터에게 고기를 사주며 요리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후 민우는 휴식을 취하고 호프집으로 다시 복귀했지만 악덕사장으로 인해 월급을 반 밖에 받지 못했다. 민우는 항의했지만 사장은 쓰러진 날 일당과 전단지 값은 월급에서 뺐다며 변명하며 민우를 자르려했다.

당장 일자리가 급한 민우였기에 사장의 말을 수긍했다. 이 사실이 류의 귀에 들어가게 됐고, 류는 자신이 민우의 삼촌이라며 덩치(손상경 분)과 악덕사장을 찾아가 혼을 내줬다. 덕분에 민우는 아르바이트 값을 모두 받을 수 있었다.

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민우는 마스터에게 김을 자신의 고향 김으로 바꿔 대접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어김없이 '심야식당'을 찾았던 류는 가래떡을 김에다 싸먹은 후 "대천 김이군"이라고 말하며 민우의 마음을 알아줬다. 민우 역시 옆에서 소리 없는 환호를 지으며 기뻐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추억의 음식인 가래떡과 김으로 표현됐다.

'심야식당'은 동명의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만화 외에도 드라마 영화로도 제작됐다. 만화원작은 국내에서 40만권 이상팔린만큼 인기가 높다. 이런만큼 '심야식당' 팬들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드라마를 시청했고, 제작진도 부담감을 가지고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첫방송이 전파를 탄 지금, 모두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싶어하는 현대인의 바람을 '심야식당'에 녹여냈다. 또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맛 뿐만 아니라 소중한 것을 잊고 있었던 우리들의 추억을 건드려준다. 일본 만화, 드라마, 영화 모두 이 점을 염두해 연출했다. 한국판 '심야식당' 역시 힐링에 포인트를 맞추고, 공기와 대사의 틈마저 따뜻하게 감싸는 기운까지 신경썼다.

일본의 코바야시 카오루가 연기한 마스터를 김승우는 자신의 색깔로 재창조했다.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고, 손님의 고민을 해결하고 치유해주기 보다는 따뜻한 요리를 통해 묵묵히 들어주고 눈빛으로 위로한다.

이례적으로 30분씩 하나의 에피소드가 완결되는 시리즈 포맷 역시 '심야식당'의 장점을 살리는데 한 몫 했다. 일부러 분량을 늘려 지지부진하고 개연성 없는 전개를 배제해 '심야식당' 고유의 잔잔함을 잃지 않으려 했다.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독특한 콘셉트의 드라마로, 이 곳을 찾는 단골 손님들의 보편적이고도 특별한 스토리를 담아냈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