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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ter 엔터] ‘명감독’ 박찬욱을 만든 ‘인생의 책’은?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박찬욱. 그의 삶과 영화에 영향을 준 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지난 1일부터 서울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영화감독 박찬욱의 내 인생의 책’ 특별 전시가 손님들을 맞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시나리오와 콘티북, 인생의 책 등이 전시된 이 곳은, 시끌벅적한 명동 거리와 단절된 듯 고요했다. 관람객들은 콘티북에서 최민식의 산낙지 흡입(?) 씬(‘올드보이’)과 “너나 잘 하세요”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영애의 출소 씬을 (‘친절한 금자씨’)을 확인하며 영화 속 장면을 떠올려 보는 듯 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의 ‘인생의 책’이 전시된 책장 앞에서 관람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이청준· 채만식 등 한국 현대문학사를 빛낸 작가들의 작품부터, 톨스토이·에밀 졸라 등 세계적 거장들의 대표작, DC코믹스의 그래픽 노블까지…. 박찬욱 감독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서적이 시선을 잡았다.

박찬욱 감독은 1955년 출간하자마자 ‘롤리타 신드롬’을 일으켰던 문제작 ‘롤리타’(불라디미르 나보코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콘티북 일부

“영화 ‘롤리타’ 본 지 삼십 년 만에 드디어 믿을 만한 원작 번역을 만났다. 그 세월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추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남자 이야기였는데, 웃다 웃다 슬퍼졌다. 이런 놈을 불쌍히 여기도록 만들다니 나보코프도 참 엔간하다.”

또, 로맹 가리의 자전적 소설 ‘흰개’에 대해선 ‘고결한 보수주의자의 염세적 근심’이라고, 만화로는 최초로 1991년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한 ‘샌드맨’에 대해선 ‘닐 게이먼은 우리 시대의 단테’라고 말했다. 미국 추리소설의 대가 대실 해밋의 단편을 모은 ‘대실 해밋’에는 ‘하드보일드 문학의 폭은 원래 이렇게 넓었다’는 평을 남겼다.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두고는 ‘이것이 궁극의 부부싸움’이라는 시원스러운 단평을 내놓기도 했다. 

영화 `올드보이`의 콘티북 일부

아래는 박찬욱 감독의 삶과 영화에 영감을 준 책 일부다. 나머지 주옥같은 서적들은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샌드맨’(닐 게이먼)

‘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차드 에이츠)

‘대실 해밋’

‘흰개’ (로맹 가리)

‘그후’(나쓰메 소세키)

‘탁류’ (채만식)

‘작품’ (에밀 졸라)

‘벌레 이야기’ (이청준)

‘핏빛 자오선’ (코맥 매카시)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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