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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열풍, ‘메이커 운동’이 뜬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급의 일반 개인이 3D프린터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등을 이용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 전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기술과 결합한 ‘메이커 운동’은 개인 스스로가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나 ‘메이커 컬처’의 가장 현대적인 형태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메이커 운동을 제조업 혁신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동력으로 인식하고 다방면으로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6월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에서 로봇 기린 제작자와 만나는장면. 메이커 들의 작품 전시 행사인 메이커페어는 지난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돼 지난해에는 전세계 21개국 116개 도시에서 개최됐다. (출처=게티이미지)

‘메이커 운동’은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에 바탕한다. 3D프린터를 통해 직접 실물로 구현하고, 부족한 기술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끼리의 협업으로 해결하며, 이를 상품화할 자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모은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치거나 개인 용도의 실용화 단계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해 글로벌 기업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메이커스페이스로 꼽히는 테크숍의 CEO 마크 해치가 지난 2013년 펴낸 메이커 운동 관련 저서‘메이커 운동 선언’의 표지.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은 스마트워치 페블은 개인 개발자였던 에릭 미지코프스키가 킥스타터를 통해 약 7만명으로부터 천만 달러를 펀딩받아 양산되기 시작했으며, 스마트워치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스마트폰 카드리더기 ‘스퀘어’라는 제품은 유리 공예품 제작경험을 가졌던 개발자 잭 돌시가 미국의 창업 플랫폼인 ‘테크숍’에서 개발한 것이다. 미국의테크숍은 개인이 마련하기 어려운 고가의 첨단 장비를 개발자들에게 개방한 시설로 대표적인 ‘메이커 스페이스’다.

메이커 운동 확산의 지렛대가 된 것은 ‘메이커 페어’다. 메이커들의 작품 전시 행사 및 노하우 공유 축제로, 지난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돼 지난해에는 전세계 21개국 116개 도시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다.

개발자인 메이커는 성장 단계에 따라 제로 투 메이커(Zero to Maker), 메이커 투 메이커(Maker to Maker), 메이커 투 마켓(Maker to Market)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제로 투 메이커는 메이커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단계이며 메이커 투 메이커는 메이커 활동을 바탕으로 메이커 간 협력ㆍ융합이 이뤄지는 단계다. 메이커 투 마켓은 메이커 활동과 성과가 상업화로 이어지는 단계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관심 단계 수준이나 미국, 중국 등에서는 이미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활성화 단계에 있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 사이트(Instructables.com, lynda.com), 커뮤니티(해커스페이스), 팹랩, 테크숍 등 민간의 자율적 메이커 활동이 활발하다. 저변도 넓어 메이커 페어 참가자가 지난 2006년 2만2천명에서 2012년엔 33만3천명으로 6년동안 15배가 증가했다.

미국 정부는 메이커 운동을 제조업 부활을 위한 산업혁신의 동력으로 간주하고 초ㆍ중등 교육과 연계하여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까지 학교 1천곳에 3D 프린터 등 디지털 제작도구를 갖춘 메이커 스페이스 조성 및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엔 백악관에서 메이커페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독일은 전통적인 강점분야인 제조업 혁신을 위해 ICT와 제조업을 연계한 ‘인더스트리 4.0 계획을 발표하고 민간 메이커 활동과의 연계방안을 모색 중이다. 쾰른 공공도서관, 드레스덴 대학 도서관, 포츠담 SLB 도서관 등에서 메이커 활동 관심계층을 대상으로 3D프린팅 워크숍, 교육, 협업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엔 베이징, 상하이, 선전을 중심으로 공장형 제조기업, 하드웨어 판매업체, 사물인터넷 연계 창업공간, 커뮤니티(팹랩, 해커스페이스) 등 창업과 관련한 메이커 운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메이커 운동화 활성화에 나섰다. 3일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창조경제 관련 주요 부처장과 민간 경제 단체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창조경제 민관협의회’에서는 메이커 운동의 본격적인 전개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정부는 메이커 운동의 확산을 위해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거점으로 장비ㆍ시설ㆍ메이커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메이커 창업 지원, 융합형 전문 메이커 양성 등 사업화 역량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또 가족ㆍ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 을 마련하고 메이커 페어, 메이커톤 등 다양한 행사를 열기로 했다. 메이커톤(Make-a-thon)은 메이킹(ma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정해진 시간에 빠르게 아이디어 도출을 통해 시제품을 만들고 경쟁하는 대회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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